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 디자인 = 안지호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 1코노미뉴스, 미리캔버스 / 디자인 = 안지호

#. 차재훈(32)씨는 부천 상동에서 이자카야를 운영 중이다. 전 주인에게 레시피부터 설비 일체를 인계받는 조건으로 권리금을 주고 가게를 넘겨받았다. 현재 상가건물 계약은 5년으로 아직 3년이나 더 남은 상태다. 그런데 최근 건물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았다. 인근 상인들은 건물 주인이 바뀌면 권리금을 못 받고 쫓겨날 수도 있다며 차씨에게 대항력을 갖추라고 말한다. 차씨는 초기 들어간 권리금에 그동안 자신이 쌓은 단골손님 등 유·무형 재산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하다. 

상가임대차에서 법적 분쟁이 잦은 부분이 권리금이다. 권리금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위치에 따른 이점 등에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말한다. 2015년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임법)이 개정되면서부터 법적 보호를 받게 됐다. 

그러나 상가건물을 임차해 영업 중 경매가 실시되면 임차권이 소멸된다(상임법 제8조 전단). 따라서 임차인은 경락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를 주장할 수 없다. 

다만 임차인이 대항력을 갖췄고 경매에서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한 경우 예외로 인정된다(상임볍 제8조 후단). 구체적으로 임차인이 상가건물에 대한 사업자등록이 있는 상태에서 계속 영업을 하며 실점유를 하고 있다면 대항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임대차 계약에서 확정일자를 부여받았고 당시 임차건물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없어야 한다. 

이 경우 임차인은 경매절차에서 배당을 요구해 임대차를 종료시키고 상가건물을 인도한 후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다. 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고 계속 상가를 사용하면서 경락인에게 임대차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다. 

예외에 해당한다면 경락인에게 임차인은 새로 주선한 신규 임차인과 계약 체결을 요구하면서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다. 경락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할 수 없다. 

따라서 차씨는 임차건물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까지 받은 상태에서 경매 후 보증금을 다 받지 못했다면, 차씨는 경락인에게 기존 임대차계약이 존속됨을 주장할 수 있다. 당연히 계약만료 등으로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새 건물주가 된 경락인에게 권리금을 회수하기 위해 자신이 주선한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 권리금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차씨가 경매에서 보증금 전액을 변제받았다면, 이때는 임차권이 소멸해 경락인에게 권리금을 주장할 수 없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는 "임차인이 권리금을 받을 때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권리금 관련 판례를 많이 알아두면 법이 규정하지 못한 현실의 많은 상황을 해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상가 계약 시 건물주가 권리금을 받으려는 세입자를 방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상임법 제10조의4 제1항 제4호에 따라 명백한 불법이다. 

만약 건물주가 권리금을 내고 들어올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을 거절할 경우 손해배상청구소송(권리금 소송)을 진행하면 된다. 

건물주의 권리금 회수 방해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 ▲신규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요구 ▲신규 세입자가 기존 세입자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방해 ▲신규 세입자에게 높은 차임과 보증금 요구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차계약 체결 거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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