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2022년은 1인 가구 수 급증과 이들이 겪는 고립, 우울, 경제적 빈곤 문제가 부각됐다. 1인 가구 지원 필요성을 느낀 지자체들은 올해 시범사업 성격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대응을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과연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지원이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여전히 품고 있다. 이에 [1코노미뉴스]는 연말을 맞아 숫자로 확인된 1인 가구의 삶을 다루고자 한다. -편집자 주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1인 가구 716만5788가구

2021년 1인 가구 수는 716만5788가구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700만가구를 돌파했다. 600만가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던 정부의 추계를 벗어나며 급격하게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당초 정부는 2022년 717만6000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처음으로 600만가구를 넘어선지 2년만에 100만가구나 늘었다. 5년 전인 2017년에는 561만9000가구였다. 

1인 가구 비율도 전체 가구의 33.4%를 기록, 2020년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고독사 2412명 → 3378명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수는 3378명으로 집계됐다. 고독사 수는 2017년 2412명에서 2021년 3378명으로 40%나 증가했다. 

고독사 수 자체는 한 해 전체 사망자의 1% 수준이지만,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고독사예방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독사 위험군은 50·60대 중장년 남성이 꼽혔다. 지난해 고독사 중 1100명(29.6%)가 50대, 981명(29.0%)가 60대였다. 

청년 고독사도 여전하다. 2021년 발생한 고독사 중 6.5%가 20·30대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중장년 1인 가구 269만8000가구

올해는 다인 가구가 많은 중장년층에서도 1인 가구 증가세가 확인됐다. 

2021년 중장년 가구는 1338만9000가구로 이 중 1인 가구는 269만8000가구로 20.1%를 차지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1인 가구(1.1%포인트)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가구 수가 가장 많은 2인 가구는 0.4%포인트 늘었다. 나머지 3인 가구, 4인 가구, 5인 이상 가구는 모두 감소했다. 

세대구성으로 봤을 때도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졌다. 부부+자녀 등 2세대 비중이 56.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비중은 1.1%포인트 줄었다. 반면 1인 가구는 20.1%로 1.1%포인트 증가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부 등 1세대 비중은 16.2%, 3세대 이상은 5.0%, 비혈연 가구는 1.9%에 그쳤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 1인 가구 65.3%, 월 300만원 못 벌어 

연중 고(高)물가·고(高)금리 상황이 이어진 올해, 1인 가구 상당수가 경제적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유동성에 취약해서다. 

지난해 1인 취업 가구(414만가구) 중 임금근로자 가구(33만9000가구)의 임금수준을 보면 65.3%가 월 300만원미만으로 집계됐다. 200만~300만원미만이 36.8%, 100만~200만원미만 16.7%, 100만원미만 11.8%다. 300만~400만원미만은 20.5%, 400만원 이상은 14.1%를 차지했다. 

1인 취업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7.7시간으로 전년 대비 1.3시간 감소했다. 

표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표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 1인 가구 56.3% 앞으로도 '혼자'

1인 가구의 56.3%가 앞으로도 혼삶(혼자 사는 삶)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인 가구인 설문조사 대상의 56.3%가 '1인 생활 지속 의향'에 대해 '높다'고 답했다. 33.7%는 '반반', 9.9%만 '낮다'고 말했다. 

자발적 요인으로 홀로 거주하는 경우 '혼자가 편해서'(45.6%), '독립을 원해서'(15.8%)가 꼽혔다. 비자발적 요인으로 홀로 거주하는 경우는 '학교·직장'(39.0%), '배우자 못 만나서'(22.1%)가 높았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 1인 가구 53.8%, 체감환경 '불만'

1인 가구는 현재 사는 삶에 만족할까? 올해 통계청, 서울시 등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상이했다. 

먼저 통계청은 전반적인 생활환경에 대한 1인 가구와 전체 가구간 만족도를 조사했다. 1인 가구는 단 46.2%만 '좋다'고 답했다. '보통'이 43.9%, '나쁨'이 9.9%를 차지했다. 53.8%는 불만이 있다는 의미다. 전체 가구와 비교하면 '나쁘다'는 답변은 2.7%포인트 많고, '좋다'는 답변은 3.5%포인트 낮게 나왔다. '보통'은 0.8%포인트 높았다. 

전반적으로 1인 가구가 전체 가구보다 불만족스러운 생활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1인 가구는 가족관계에서도 만족도가 떨어졌다. '가족관계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57.7%로 전체 가구보다 6.8%포인트 낮았다. '보통'은 4.2%포인트, 불만족은 2.5%포인트 각각 높게 나타났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만족'은 46.7%로 전체 가구보다 6.1%포인트 낮았다. '보통'은 44.6%, '불만족'은 8.8%로 각각 2.7%, 3.5% 높았다. 

그런데 서울시 조사에서는 1인 가구의 86.2%가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생활환경, 가족·인간관계 모두 떨어지지만 '혼삶' 자체에는 높은 만족도를 보인 셈이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