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밥을 먹는 일명 '혼밥'하는 노인은 노쇠 속도가 더 빠르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송윤미 교수, 박준희 임상강사)·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원장연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6~2017년 '한국 노인노쇠코호트'(FKACS) 연구에 참여한 70~84세 노인 2072명을 대상으로 식사 유형에 따른 노쇠 변화를 2년이 지난 후와 비교 분석했다고 17일 밝혔다.

노쇠는 체중 감소, 근력 감소, 극도의 피로감, 보행속도 감소, 신체 활동량 감소에 이르는 5가지 지표를 측정했을 때 각각 평균치의 하위 20%에 속하는 경우가 3개 이상일 때 해당한다. 1~2개만 해당하면 노쇠의 전 단계이며, 하나도 해당하지 않는다면 건강하다고 판단한다.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연구 시작 당시 노쇠에 해당하지 않았다. 또한 혼자 밥을 먹는 비율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사 모두 17.0%(353명)였다.

연구팀은 '혼밥 노인'과 함께 식사할 사람이 있는 노인의 노쇠 비교를 분석했다. 이 결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다가 2년 후 혼자 식사하게 된 그룹(136명)의 노쇠 발생 위험도는 함께 식사할 사람이 있는 그룹(1583명)에 비해 61%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혼밥 노인은 노쇠 진단 5가지 지표 중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3배가량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혼밥 노인의 경우 극도의 피로감과 보행 속도 감소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6배, 2.8배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두 차례 조사에서 모두 혼밥을 지속한 노인은 노쇠 지표 중 체중 감소(2.39배)와 근력 감소(2.07배)가 두드러졌다.

반면 연구 시작 당시 혼밥 노인이 2년 후 함께 밥을 먹을 사람이 생긴 그룹(136명)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줄어드는 등 혼밥할때보다 일부 노쇠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혼밥 노인의 노쇠 위험이 높아지는 원인으로 영양결핍과 사회적 고립뿐만 아니라 우울감도 연관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연구팀은 독거노인이 누군가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조성하는 등의 정책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식구(食口)란 단어 뜻 그래도 끼니를 함께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 연구"라며 "만약 함께 식사하다가 홀로 된 부모님이 계신다면 혼밥에 따른 우울증이 있는지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 국제서술지 'Experimental geron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