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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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1인 가구 김성원(학생)씨는 대학교 근처인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서 자취 중이다. 지난 추석에는 코로나19에 걸리면서 홀로 명절을 보냈지만 이번 설 연휴에는 부모님이 계신 본가로 내려가기로 했다. 김씨는 "평소에 아르바이트다 뭐다 해서 부모님 뵙기도 쉽지 않고, 코로나19 탓에 명절을 혼자 보내보니 기분도 울적해지더라"며 "새벽 기차 타고 내려갈려면 좀 힘들지만 그래도 명절은 역시 가족과 보내는 게 맞는 거 같다"고 전했다. 

#. 30대 1인 가구 이보람(직장인)씨는 코로나19 확산 후 처음으로 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간다. 명절에 본가에 안 간지 n년째라는 이씨는 "올해도 엄마가 '힘들면 오지마'라고 했지만 은근히 오길 바라는 듯했다"며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오랜만에 선물사들고 내려갔다 오는 것도 힐링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설 연휴에는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겠다는 1인 가구가 예년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간 이어진 '혼설' '혼추'에 따른 반대급부로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에 대한 그리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귀성·귀경길 이동 인구 자체도 전년 대비 22.7% 증가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 해제 효과로 비자발적 혼설족들이 귀성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달 8일부터 16일까지 1만202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설 연휴 특별교통 대책 기간(1월 20~24일)에만 2648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이동 인원으로 계산하면 530만명으로 지난해 432만명보다 22.7% 증가했다. 2020년 설 연휴와 비교하면 81.5%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번 홀로 명절을 보냈다는 박준호(43)씨는 "설 명절에 가족들 얼굴 보는 게 당연했는데, 코로나19 확산 후에 억지로 혼자 보내 보니, 불편하고 우울감이 들었다"며 "평소에 늘 혼자인데 명절이라도 가족과 좀 붐비면서 보내고 싶은 마음이라, 21일 새벽에 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남 대전에 홀로 거주하는 임선자(68, 가명)씨는 "명절에 혼자 있으면 외롭고 쓸쓸한 기분이 들긴 한다. 그래도 코로나 무서워서 매번 자식들한테 오지 말라고 했다. 동네에도 명절 지나면 한 번씩 코로나 걸리는 가족들이 나오니 더 그랬다"며 "올해도 (자식들한테)힘들 텐데 오지 말라고 했는데, 다들 온다고 하더라. 설 연휴가 기다려진다"고 웃음 지었다.  

이처럼 올 설 연휴에는 홀로 쓸쓸히 명절을 보내는 '혼설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해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고물가·고금리에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는 청년 1인 가구들이 연휴기간 아르바이트를 택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20~30대 1436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8%가 '단기 알바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이들 중 80.5%는 '올해도 단기 알바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44.3%는 '올 설에 처음으로 단기 알바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설 연휴 알바를 선택한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가 63.8%(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명절에 할 일이 없어서(30.0%), 새로운 경험을 위해(13.2%),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11.1%) 순이다. 

이태훈(28, 가명)씨는 "코로나19로 혼자 명절을 보내다가 친구들 권유로 알바를 해봤는데, 시급도 높고 업무량도 많지 않아 좋았다"며 "생활비 압박도 크고 꼭 명절에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 게 아니라면 알바를 추천하고 싶다. 부모님께는 명절 지나고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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