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1인 가구 탈북민 김영희 씨 나 홀로 설 쇠기

사진=(왼쪽부터)오두산 통일전망대 사진 캡쳐, 탈북민 연합회
사진=(왼쪽부터)오두산 통일전망대 사진 캡쳐, 탈북민 연합회

 

"북에 두고 온 가족 걱정에 하루하루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자유를 찾아 행복해지기 위해서 남한으로 내려왔는데 명절 때마다 가족이 사무치게 그리워 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5년 전인 2017년 한국 땅을 밟은 김영희 (71)씨는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귀화한 탈북민으로 '또 다른 1인 가구'다. 

시간이 흘러 어느정도 남한 생활은 적응했지만 다가오는 명절이면 남몰래 눈물을 쏟는다. 북녘에 두고 온 가족 때문이다. 

김 씨는 "부모님과 한데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오면 북녘땅에 두고 온 자식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슬하에 자녀 셋을 뒀다고 했다. 

그는 "요즘 자꾸 꿈에 아이들이 보인다. 보고 싶은 마음에 눈물만 펑펑 흘린다"고 울먹였다. 

김 씨는 북한에서 근로단체에서 일했다. 오로지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내려왔지만 실상은 생각만큼 녹녹찮았다고. 

그나마 작년에는 연휴 내내 홀로 명절을 지냈지만 올해는 탈북민연합회 회원들과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향수를 달랜다고 했다. 

김 씨는 "주변에 비슷한 사정인 사람들이 많다. 새로 가정을 꾸린 사람들도 있지만 혼자 쓸쓸하게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올해는 그런 탈북민들과 함께 고향인 이북식 순대를 만들어 먹으면서 서로 외로움을 달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씨가 소속된 탈북민연합회의 소속 인원들 대부분이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실제로 남북하나재단이 밝힌 2021년 북한리얼사회통합 자료에 따르면 탈북민 중 혼자 사는 1인 가구는 32.8%로 집계됐다. 이들은 남한으로 내려와 가족을 형성하지 않고 혼자 살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탈북민에 대한 정책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명희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한국에서 1인 가구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탈북민들은 배우자가 없고, 동거가족원의 수가 평균 2.3명이라는 사실은 다양한 가족 기능의 보완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지점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부 중심 가족이 아닌 다양한 대안적 가족과 1인 가구를 위해서도 가족복지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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