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의 멘탈 레시피] 서툰 대화 말고 적극적 경청을

설 연휴에 아이들을 데리고 큰집에 갔다. 거실에서 아이들은 엠넷에서 방영되는 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를 몰입해서 시청했다. 그러자 옆에서 TV를 한동안 지켜보고 있던 큰 아빠가 한마디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쇼미더머니 속 음악들은 대부분 속사포처럼 빠른 랩이라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쉽지 않다. 또 출연자들이 입는 옷 스타일, 몸 여기저기 어지러운 타투와 그들의 독특한 몸짓을 60세 근처의 큰 아빠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도 아직까지 쇼미더머니의 세계관을 100%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가수들의 이름이 그렇다. 슬롬, 그루비룸, 릴러말즈, 저스디스, 던말릭 같은 이름들이 아이들 입에서 나올 때면 영 낯설게 느껴진다.

점심을 먹고 난 후, 큰 아빠가 TV를 켜고 '미스터트롯2' 프로그램을 보기 시작했다. 식사 후 함께 거실에 앉아 있던 두 아이들은 잠시 TV를 지켜보다가 한 명은 조용히 다른 방으로 갔고, 다른 한명은 소파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명절은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여서 맛있는 음식을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다. 또 결혼, 취업, 자녀 문제 등으로 세대간 세계관이 충돌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때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세계관은 그 사람 고유의 경험과 교육과 문화의 영향 등이 집약되어 형성된 '안정된 상태'다. 이렇게 형성된 세계관이 다른 사람에게 도전을 받아서 붕괴되면 심리적으로 혼란, 절망, 무기력, 슬픔을 경험하고, 육체적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상실하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적극적인 경청이다. 적극적인 경청은 무엇일까?

첫째, 나의 모든 주의(Attention)를 상대에게 집중한다. 상대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충분히 말하도록 한다. 또 상대의 말뿐만 아니라 눈빛과 몸짓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둘째, 상대의 말을 나의 언어로 다시 표현해보고 확인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상대방은 존중받는 느낌을 받고 또 잘못 이해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클린(Clean)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셋째, 공감을 표현한다. 나의 생각과 다를지라도 상대방의 감정과 관점을 존중해준다.

넷째, 개방형 질문을 한다.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개방형 질문을 한다. 가능한 단답형이나 특정 대답을 유도하는 질문은 삼가한다. 개방형 질문은 상대의 관점을 더 잘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겉으로 드러나 상대와 더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다섯째, 임의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의 기준에 서서 밖으로 드러난 단어만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느끼는 감정과 진정한 욕구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본다.

여섯째, 개방적인 마음을 유지한다. 나의 세계관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내려놓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해야한다. 새로운 생각과 관점에 대해 개방적이고 유연한 생각을 가진다.

"명절, 가족의 서툰 대화법에 상처받지 말자."

한 SNS에서 보았던 글이다.

서툰 대화법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대신 적극적인 경청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진심을 오해없이 알아차리는 즐거운 명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2P코칭컴퍼니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C2P 코칭 컴퍼니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현재는 멘탈코칭 워크숍과 영웅의 여정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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