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승희네' 반찬. 양은 2인분 기준이다./사진=안지호 기자
서울 중구 '승희네' 반찬. 양은 2인분 기준이다./사진=안지호 기자

서울 중구 연세봉래빌딩 지하 식당가에는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백반집이 있다. 내부는 좁지만, 할머니 인심은 넘치는 식당 '승희네'다.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는 이곳은 특이하게도 메뉴판은 있지만, 의미가 없다. 인원수만 말하면 음식이 알아서 제공된다. 가격은 1인당 8500원이다.

인원수를 말하고 자리에 착석하자 반찬과 밥이 나온다. 백반집답게 반찬이 많다. 오이김치, 오징어젓갈, 참나물, 어묵볶음, 마늘장아찌, 무생채, 파김치 등 7가지의 기본 찬이 제공된다. 반찬은 물론 밥의 양도 한 공기 가득 들어있다.

곧이어 콩나물국, 제육볶음과 상추가 제공된다. 양은 냄비에 나온 콩나물은 군더더기 없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제대로다.

제육볶음은 빨간 양념이 아닌 소금, 간장을 바탕으로 조리한 듯하다. 달짝지근한 맛과 짭조름한 맛이 전해져오는 '단짠단짠' 제육볶음이다. 더 매력적인 부분은 양이 아주 푸짐하다는 점이다.

끝인 줄 알았던 찰나, 두 겹으로 도톰하게 쌓인 계란말이까지 나와 두 번 놀랐다. 계란말이 속에는 당근 등 야채도 가득 들어있다. 야채의 아삭한 식감과 담백하고 포근한 계란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기본 반찬은 너무 자극적이거나 싱겁지 않아 간이 적당하다. 김치 종류도 너무 오래되지 않은 듯 하다. 오이김치나 무생채는 시원하고 아삭함이 잘 살아있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유독 참나물에 손이 많이 갔다. 참나물 특유의 향과 버무린 양념 맛이 흰쌀밥과 잘 어울렸다.

이외에도 오독하면서도 시큼한 매력의 마늘장아찌, 쫄깃한 맛의 국민 반찬 어묵볶음, 매콤하면서도 짠맛을 내는 오징어젓갈까지 기본 찬에도 충분히 만족한 백반집이다.

한 줄 평은 "든든한 한 끼 느낄 수 있는 리얼 백반집."

승희네 입구./사진=안지호 기자
승희네 입구./사진=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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