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화면 캡처>

[일코노미뉴스=장영선 기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당초 평창 올림픽 기간 중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북한이 2시간 전 돌연 회동을 취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먼저 연락을 해온 것은 북한 측이었다. 신문은 한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이 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으나. 또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한국 측이 다리를 놨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 2일 백악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 그리고 전화로 마이크 폼페오 CIA국장도 연결돼 긴급회의가 열렸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논의에 참여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에 미국 측은 일단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 대표단으로 참석하는 점으로 미뤄 북한이 매우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판단해 북한과 비밀 회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이 평창을 포함 아시아 순방을 나선 지난 5일까지 회담의 성격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서울에서 북한 대표단과의 회동에서 협상을 개시하기 보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면전에서 전달하는 것으로 목표를 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비밀 회동 날짜는 평창올림픽 개막식 다음날인 10일 오후, 장소는 청와대로 결정됐다. 미국 측에서는 펜스 부통령과 미 국가안보회의 관계자, 미 정보당국 관계자,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그리고 제3의 관리가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담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회담에 응하겠다던 북한은 회담 개최 2시간 전에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북한이 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펜스 부통령의 대북 강경 메시지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전날 일본에서 북한 정권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공격적인"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고, 방한 기간 동안에도 탈북자와의 만남, 천안함 기념관 방문 등 대북 강경 행보를 이어갔다.

닉 아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은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이 펜스 부통령과의 회동으로 발언의 수위를 낮추고 평창 올림픽을 선전선동의 무대로 활용하려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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