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 화면 캡쳐> 

재개발 지구에 25억원짜리 상가를 매입해 투기의혹에 휩싸였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결국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단에게 "싸우면서 정이 든 걸까요.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는 구절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김 대변인은 이 메시지에서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네, 몰랐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라고 작성했다.

▲ <KBS뉴스 화면 캡쳐>

그러면서 "이 또한 다 제 탓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다.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돌이켜보면 저 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다.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의 건강한 긴장관계'였다"라며 "하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선 말들이 튀어나왔다.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숙였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정치적인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하고 절충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대 대변인이었던 박수현 대변인이 지난해 2월 6·13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대변인직에서 물러난 후 두번째 대변인으로 임명된 김 대변인은 한겨레 기자출신으로 '최순실 게이트' 특종보도로 유명하다. 1년여간 '문 대통령의 입'으로 활동해 왔다.

김 대변인은 작년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에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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