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N뉴스 화면 캡쳐>

제주도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모(36)씨가 해상과 육지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경찰 조사 과정을 통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4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전 남편 A(36)씨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긴급 체포된 고씨가 지난달 28일 밤 제주도를 나가면서 탄 완도행 여객선에서 무언가 담긴 봉지를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여객선 CCTV에 촬영됐다.

경찰은 오후 8시 30분 출항한 여객선에 탑승한 고씨가 출발 1시간만인 오후 9시 30분쯤 여행가방에서 봉지를 꺼내 수차례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담긴 CCTV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고씨가 지난달 28일에 제주도를 빠져나가면서 탄 완도행 여객선 선상에서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제주해경 측에 '변사체 수색 요청' 공문을 요청했다.

이에 해경은 함정 3척을 동원해 해당 항로를 중심으로 수색활동에 나섰다.

고씨의 범행 후 행적을 추적해 온 경찰은 지난달 말쯤 고씨가 아버지 자택이 있는 경기도 김포시 일대에서 여객선에서 버린 것과 유사한 물체를 버린 정황도 포착해 경찰 1개팀을 급파했다.

경찰은 고씨가 전 남편 A씨의 시신을 훼손한 뒤 해상과 육지에 유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고씨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기 2시간 전쯤 제주시의 한 마트에서 종량제봉투 30장과 여행 가방 외에 비닐장갑과 화장품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7일 숨진 강씨의 남동생에게서 '전 부인을 만나러간 형이 연락 두절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곧 바로 피해자의 행적 파악에 나섰다.

조사 결과 강씨는 실종 신고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오후 4시20분께 전 부인 고씨와 함께 조천읍의 한 펜션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경찰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고씨가 지난달 27일 낮 12시께 혼자서 큰가방을 들고 펜션을 나섰지만, 강씨는 보이지 않았다.

강씨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펜션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시 이도1동 인근에서 끊기는 등 범죄 연루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경찰은 사건을 형사과로 넘긴 후 해당 펜션을 수색했다.

경찰은 펜션 수색 과정에서 강씨의 것으로 보이는 다량의 혈흔을 찾아냈다. 혈흔은 펜션 욕실 바닥과 거실, 부엌 등 실내 여러 곳에서 상당량이 발견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펜션에서 발견된 혈흔의 주인이 강씨의 것으로 확인되자 경찰은 지난달 31일 청주시에 있는 고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흉기 몇 점을 발견했다.

경찰은 또 범행 도구로 보이는 흉기가 고씨 자택에서 발견됨에 따라 지난 1일 오전 10시32분께 긴급체포해 제주로 신병을 압송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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