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A화면 캡쳐>

[일코노미뉴스=장영선 기자] 빙산연맹이 성희롱 파문으로 남녀선수들을 모두 진천선수촌에서 퇴촌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일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7일 진천선수촌에서 동반 암벽 등반 훈련을 했다. 이 훈련 도중 남자 임효준(23·고양시청)이 앞서 암벽을 오르던 황대헌(20·한국체대)의 바지를 벗겼다. 심한 모멸감을 느낀 황대헌은 코칭스태프에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알렸고, 장권옥 감독은 연맹에 보고했다.

황대헌은 진천선수촌 내 인권상담소에서 상담을 받았으나 여전히 심리적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황대헌의 소속사인 브라보앤뉴 측은 "당시 암벽 훈련 도중이라 손을 쓸 수가 없어 (하반신이) 무방비로 노출됐다. 거기다 여자 선수들도 함께 있는 자리에서 일이 벌어져 선수 스스로 수치심이 크다.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청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임효준과 황대헌은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다. 지난해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함께 활약했다. 당시 임효준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땄고, 황대헌은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땄다. 두 선수는 앞으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을 이끌 쌍두마차로 꼽힌다. 남자 계주에도 같이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두 선수가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두 선수가 원만하게 화해하길 기다렸다. 그런데 피해자 쪽의 심리적 동요가 심해 사태가 커졌다"고 밝혔다.

임효준의 소속사인 브리온컴퍼니는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임효준이 조금 과격한 장난을 한 것 같다. 장난기 어린 행동이었지만 상대방이 기분이 나빴다면 분명 잘못한 일이다. 황대헌 선수에게 거듭 사과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남자 7명, 여자 7명 등 대표 선수 14명 전원을 한 달간 선수촌에서 쫓아내기로 24일 결정했다. 25일 퇴촌 예정인 대표팀은 다음달 25일쯤 다시 입촌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임효준의 개인 징계 여부는 다음 주 빙상연맹 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쇼트트랙 대표팀의 진천선수촌 내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조재범 전 코치가 수년간 국가대표 심석희를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쇼트트랙은 지난 2월에도 쇼트트랙 대표팀 남자 선수 김건우가 남자 선수들이 출입할 수 없는 여자 숙소를 무단으로 출입했다가 적발돼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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