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도어락'
사진=영화 '도어락'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수법도 교묘해져 현재의 법 처벌로는 여성 1인 가구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힘들다. 특히 혼자 귀가하는 여성을 뒤쫓아 주거침입을 시도하거나, 집안을 훔쳐보는 등의 경우가 늘면서 '주거지 불안'을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 

지난 2일 혼자 사는 여성 원룸 화장실에 나체로 침입한 20대 남성 A 씨가 집형유예를 선고받아 논란이 불거졌다. 

1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따르면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27) 씨에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8월19일 오후 11시20분께 옷을 벗은 채로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1인 가구 여성 집에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자 사는 여성을 노린 범죄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1일에도 한 20대 남성이 혼자 사는 이웃 여성의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감금,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 B(22) 씨에 대해 주거침입, 감금, 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같은 층 원룸에 거주하는 여성이 집을 비운 사이 몰래 들어가 숨어있다가 귀가 여성을 약 30분 가까이 폭행했다. 다행히 피해자가 집 밖으로 빠져나와 도움을 청하면서 더 큰 피해는 면했다.

1인 가구 여성을 노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혼자 사는 여성이 느끼는 불안감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 안전에 불안을 느끼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죄 발생' 항목에 '불안하다'라고 답한 비율은 여성이 73.3%로 남성(60.6%)보다 12.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안전하다'고 답한 여성은 6.6%에 불과했다.

1인 가구 여성을 표적으로 한 주거침입 성범죄 역시 적지 않았다. 경찰청에 범죄통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강간 등 주거침입 성범죄 건수는 2016년 324건, 2017년 305건, 2018년 301건 등 매년 3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1인 가구 수의 급증과 함께 혼자 사는 여성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여성 1인 가구 수는 291만4000가구로 전체 1인 가구 중 49.3%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로는 2.5%나 증가했고, 2000년 대비 128.7% 늘어난 수치다. 여성 1인 가구 수는 갈수록 증가하는데 삶의 질은 나아진 것이 없다.

서울여자대학교 정재훈 교수는 "영화 도어락에서 보여주듯 아직 1인 가구 여성들은 불안하다"면서 "1인 가구 여성의 ‘안전’이라는 절박한 현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낯설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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