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일 광주은행장·백종일 전북은행장, 나란히 임기 만료…연임은 '글쎄'

2025-11-21     신민호 기자
고병일 광주은행장(왼쪽)과 백종일 전북은행장. / 사진 = 각 사

고병일 광주은행장과 백종일 전북은행장의 임기가 올 연말 나란히 만료된다. 다만 한쪽에선 이들의 연임 가능성을 둘러싼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두 은행장 모두 지난해 연임에 성공하며 추가 임기를 부여받은 받은 데다, 올해 3분기까지의 경영 성과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그룹의 두 은행 계열사 CEO의 임기가 오는 12월 말 종료된다.

먼저 2023년 1월 취임한 고병일 광주은행장은 지난해 첫 연임에 성공하며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았다.

당시 JB금융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경영기획본부를 담당하면서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주도, 매년 광주은행의 최고 당기순이익 갱신에 크게 기여했다"며 "2023년부터는 광주은행장 재임하며 우수한 실적을 견인하고 있어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장의 현황은 녹록지 않다는 평이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위축되며 순이익이 꺾였고, 동시에 자산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은행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2307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497억원)와 비교해 7.6% 하락한 수치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6415억원에서 6152억원으로 4.1%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고, 당초 비중이 크지 않았던 비이자이익까지 693억원에서 567억원으로 18.2% 축소되며 충격을 더했다.

자연스럽게 '이자장사' 비중도 늘어났다. 해당 기간 총 영업이익은 6718억원으로, 이 중 이자이익(6415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1.57%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90.25%) 대비 1.32%포인트 확대된 규모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내리막이다. 3분기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76%로 전년 동기(0.56%) 대비 0.20% 포인트 악화됐다. 회수의문 여신이 39.1% 줄어든 171억원까지 개선됐음에도, 고정·추정손실 여신이 1061억원, 746억원으로 73.0%, 61.6%씩 늘어나면서다.

같은 기간 연체대출채권비율 또한 0.58%에서 0.28%포인트 상승한 0.86%로 집계됐다. 

광주/전북은행 2025년 3분기 부문별 여신건전성 지표. / 사진 = 1코노미뉴스

백종일 전북은행장이 마주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병일 행장과 마찬가지로 백 행장 역시 2023년 1월 최초 선임돼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JB금융 자추위는 "전북은행 은행장으로서 최고경영자 역할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으며, JB금융 세 개의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및 은행장 등을 역임함으로써 그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전북은행을 그룹의 전략방향에 맞게 경영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순이익 하락과 함께 자산건전성 지표에도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전북은행은 올 3분기 별도 기준 1400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489억원) 대비 6.0% 하락한 규모다. 이자이익은 소폭 늘었으나, 비이자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다.

실제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4696억원)와 비교해 4.0% 성장한 4883억원을 시현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82억원에서 -169억원으로 역성장하며 적자 전환했다.

해당 기간 총 영업이익은 4714억원으로, 이자이익 의존도는 100%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이자이익 의존도는 98.3% 수준이었다.

자산건전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3분기 말 NPL비율은 전년 동기(0.68%) 대비 0.25%포인트 상승한 0.93%로 집계됐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은 각각 47.4%, 25.6%, 73.2%씩 증가한 1183억원, 334억원, 262억원이다.

연체대출채권비율 또한 0.78%에서 1.27%까지 0.49%포인트 악화됐다. 연체금액은 전년 동기(1391억원) 대비 74.0% 늘어난 2421억원이다.

이처럼 고병일·백종일 두 은행장 모두 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여기에 고 행장은 최근 뒤늦게 드러난 1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 백 행장은 높은 예대금리차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 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결국 김기홍 JB금융 회장의 의중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JB금융 자추위는 김 회장(위원장)과 유관우 사외이사, 김지섭 비상임이사 등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실질적으로 김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차기 은행장의 윤곽은 오는 12월께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해 JB금융 자추위는 9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이후 10월 롱리스트, 11월 숏리스트를 선정을 거쳐 12월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