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산운용, 英 펀드 기준가 '반토막'…리파이낸싱도 '먹구름'

2025-11-25     신민호 기자
현대자산운용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 투자설명서. / 사진 = 현대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영국 오피스 펀드의 기준가격이 '반토막'났다. 펀드 투자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결과 지분증권(부동산 소유 SPC)의 가치가 급락하면서다.

현대자산운용은 대출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며 리파이낸싱을 추진 중이나, 공정가치가 재차 하락함에 따라 리파이낸싱 난이도도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자산운용은 지난 21일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의 기준가가 변동됐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A 클래스'의 기준가는 기존 568.32원에서 205.05원으로, 63.92%, 'C-i클래스'의 기준가는 584.18원에서 214.32원으로 63.31% 급락했다.

기준가 하락은 펀드에 편입된 해외 지분증권 등 투자자산에 대한 자산재평가 결과가 반영되며 발생했다.

실제 해당 펀드의 부동산 소유 SPC인 'Lochside Crescent Edinburgh JPUT 지분증권'의 평가액은 반영 전 1563만 파운드에서 반영 후 428만 파운드까지 72.62% 추락했다.

이에 따른 외화 주식의 최종 공정가치평가액 합계는 장부가 1266만 파운드로, 기존 2259만 파운드에서 43.9% 하락했다.

현대자산운용은 "▲투자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변동내역 및 최근일 감정평가보고서 ▲시장에서 확인한 예상 매각가 ▲회계장부 및 진행 중인 본건 펀드 투자 부동산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계획을 자산평가회사에 제공해 본건 펀드 투자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외화 주식의 최종 공정가치평가액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유퍼스트부동산투자신탁30호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수도인 에든버러에 소재한 오피스를 매입해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매각에 따른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투자신탁이다.

투자자산 취득을 위해 현지 금융기관(메트라이프)로부터 8600만 파운드의 담보대출을 차입했다. 설정 당시 매입가·감평가는 1억3300만 파운드로, LTV는 약 65% 수준이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가격 조정의 영향으로 감정평가액이 지속 하락했고, 이에 따라 LTV도 치솟게 됐다.

이후 2023년 12월 대주 감정평가 결과 LTV 재무약정 기준(80%) 미충족이 발생하며 채무불이행(EOD)가 발생했다. 다만 올해 6월 신규 대주와 주요 리파이낸싱 조건에 합의하며 대주와의 채무불이행(EOD)면제를 협의, 금리 상승 조건 등을 달아 대출 약정도 새롭게 체결했다.

새로운 약정에 따라 대출 만기일은 올해 7월 17일에서 8월 28일로 6주 연장됐다. 이에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규 대주가 실사 과정에서 기존 합의 조건으로는 대출 진행이 불가함을 통보하며 재차 고비를 맞았다.

이에 현대자산운용은 다시 시간을 벌기 위해 2차 변경계약을 진행, 대출 만기일을 9월 4일로 추가 단기 연장했고, 최종적으론 3차 변경계약을 통해 2026년 1월 15일까지 시간을 확보한 상황이다.

다만 대출 연장 과정에서 이자 부담은 크게 상승했다. 이자율은 최초 2.47%에서 10%까지 7.53%포인트 치솟았으며, 여기에 추가로 ▲연장수수료 45만 파운드 발생 및 후순위 대출을 통한 조달 ▲텀시트 제출 ▲2주 단위 진행보고 조건이 포함됐다.

3차 계약에서 추가된 내용은 단순 만기 연장이 아닌, 리파이낸싱을 구조적으로 관리하고 보증하기 위한 조치에 해당한다. 발생한 연장수수료 역시 펀드를 통한 지불이 아닌 별도 후순위 대출을 만들어 충당해야 하는 구조로, 일종의 자구책을 끼워넣은 셈이다.

현대자산운용이 해당 펀드를 통해 모집한 금액은 약 534억원이다. 주요 판매사로는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대자산운용은 "대출금 등 상환 이후 수익자 투자 원본 대부분이 손실되는 상황"이라며 "이에 본건 자산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며 향후 시장 회복 시 매각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예상매각가는 7000만 파운드에서 8500만 파운드 수준이다. 이는 최초 매입가(1억3300만 파운드) 대비 36%~41% 하락한 수치다.

현대자산운용은 메트라이프와의 협업 경험이 있는 기관인 Art Capital을 대출 브로커로 선임하고 최종 만기 이전 신규 리파이낸싱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펀드의 만기일도 다가오고 있다. 존속기간은 내년 1월 9일까지로, 현대자산운용은 오는 12월 16일 만기 연장을 위한 수익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