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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코노미뉴스=김승유 기자]건설업계 CEO들이 지난해에 이어 잇따라 물갈이 되고 있다. 실적이 저조해 부서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임원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든 데다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까지 묻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어 자리를 보존하고 남아 있는 수장들도 ‘가시방석’이긴 매 한가지다.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대형사마저 사장이 교체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장기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갈수록 일감이 줄어든데다 신용평가 점수 하락으로 건설업계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잇따른 건설경기 악화로 몸사리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장기 불황에 시달리던 건설사CEO들이 잇따라 자리를 내 놓으면서 업계 경영진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업황 침체가 심각한 건설업계 임원들은 실적 저하 등에 따른 문책성 인사나 구조조정 성격의 ‘칼바람’ 인사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큰 만큼 ‘가시방석’이 따로 없다.

이미 정기 임원 인사를 마친 기업에선 ‘폭풍’이 지나간 뒷자리가 수습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건설사 임원들 역시도 좌불안석이다.

일단 대림산업 김윤(64) 부회장과 포스코건설 정동화(62) 부회장은 주주총회 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산업은 지난 3일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해욱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하기로 공시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이 부회장과 투톱을 이루며 대림산업을 이끌어 왔던 인물로 사임 배경을 두고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4분기 국외사업 부진으로 319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인 교체 배경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배경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그만두는 것은 아니고 등기이사에서만 빠지는 것”이라며 “오는 21일 주주총회 때 결정나겠지만 대표이사 자리는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과 다음달인 6월 GS건설 허명수 사장이 사임 수순을 밟았다. 이어 SK건설 최창원 부회장이 자진사퇴하는 등 대형건설사들의 CEO들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8월에는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공사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도 했다. 직접적인 경질 사유는 안전사고였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저조한 실적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는 평가다. 
 
이들 대부분은 ‘어닝쇼크’에 이은 실적악화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CEO와 임직원들은 가시방석 앉은 듯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공공공사 물량 급감과 해외시장 난항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대형사마저 사장이 교체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모습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분위기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갈 것 같다"라며 "지난해 4대강 입찰담합으로 대형건설사 전·현직 고위임원이 구속되는 등 예상 밖의 상황까지 겹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인 불경기로 인해 건설업계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실적 악화 뿐만 아니라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이다"라며 “주요임원들 사이에서는 조용히 있는 것이 상책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4일 취임식을 갖은 롯데건설의 김치현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위기관리 경영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으로 잘 알려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안전 불감증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문을 채 열기도 전에 각종 안전사고로 여론의 눈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따라서 건설업계는 CEO 뿐만 아니라 주요 임원들 역시도 몸사리기에 바쁜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수장이 바뀌면 조직 전체 후폭풍이 몰아칠 수도 있다”라며 “건설경기에도 봄바람이 불면 모를까 현재로써 다들 자리지키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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