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박수진 기자]신한은행(서진원 은행장)이 ‘혹독한’ 연수 프로그램으로 관련업계 이목을 집중시킨다. 군대 '뺨치는' 은행 연수 프로그램 동영상이 유트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ROTC 장교 출신인 서진원 은행장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신한은행의 요청으로 동영상이 삭제된 후에도 동영상을 캡처한 내용이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가며 군대식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으로 은행 측이 신입사원을 상대로 군대식 조직문화를 강요한 것이 아니냐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불거진 논란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 측은 “어디에나 기업문화가 있다”라며 “은행장이 ROTC 장교 출신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반응을 보였다. 

 
 신한은행 서진원 은행장 
“신한(은행)의 혼을 이루고 있는 주인정신”은 군대식 얼차려로 만들어진다?
 
신한은행이 신입 사원들에게 기마 자세로 복창 낭독을 시키는 등 3시간 가량 군대식 얼차려를 시킨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온라인 상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달 2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반도의 흔한 연수원’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동영상에는 연수를 받는 신한은행 신입사원들이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올린 채 기마자세로 ‘주인정신’이라고 적힌 글을 큰소리로 낭독하는 모습과 교관들이 교육생들의 목소리가 작거나, 자세가 좋지 않다며 후배들을 질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동영상 속 한 교관은 “정독시간이 얼마나 가볍게 느껴지기에…. 이 시간을 통해 신한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신한을 이 모습으로 일궈냈습니다. 그런 숭고한 부분을 여러분이 망치도록 놔둘 수 없습니다. 차라리 안하겠습니다”라고 호통을 치며 신입사원들을 윽박질렀다.
 
이에 신한은행 신입사원들이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은 상태에서 3시간 넘게 기마자세로 낭독을 하고, 이 과정에서 한 참가자가 두 차례 구토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오자마자 이틀만에 1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곧이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가 됐다.
 
문제는 신한은행의 요청으로 동영상이 삭제된 후에도 동영상을 캡처한 내용이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가며 군대식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연수과정은 이미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신한은행은 '군대'로 통할 정도다. 상하의 계급이 확실하고 조직적·군대적 문화로 잘 알려져 있다.
 
신한은행의 연수 과정에는 기마자세 외에도 하루 종일 90도로 인사하게 하거나 연수생들의 자세가 흐트러지면 교관 역할로 나선 선배 직원들이 호통을 치거나 얼차려를 주는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여직원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신입행원 두 사람을 마주보게 한 뒤 서로 모욕적 발언을 주고받는 프로그램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유독 신한은행의 군대식 조직문화가 깃들여진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육군 ROTC 장교 출신인 서진원 은행장이 은행 내부 조직 문화 역시 군대식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육군 ROTC 12기로 임관해 1976년 6월 전역할 때까지 강원도 화천의 최전방 부대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했다. 이같은 인연으로 서 은행장은 평소에도 장교 생활에서 특히 군대 조직 문화에 대해 강조해 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은행은 혹독한 연수 과정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창립 정신인 안창호 선생의 글귀를 읽고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정독 행사'로 10주 연수기간 중 반나절만 진행했다고 논란을 일축해왔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장이 장교 출신이라서 조직 내 군대 문화를 주입시키고자 한 것은 아니다. 그건 억지다”라며 “두달여 가운데 2~3시간 주인정신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병대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기업 문화는 다양하다. 너무 오버해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혀 문제가 될 것 없다는 신한은행 측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동영상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다’라며 눈살을 찌푸렸다. 
 
동영상을 접한 네티즌들 가운데 아이디‘nazzzXXX'님은?“대한민국 최고의 은행이라는 곳이 저런 80년대 군사문화로 조직을 운영하다니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유튜브 댓글에서 “무슨 군대에서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 노예냐? 주인정신을 찾게.”라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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