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심재순 기자]작년 연말 대기업의 인사이동을 앞두고 계열 카드사들의 최고경영자(CEO) 교체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하나SK카드를 비롯해 삼성카드, 롯데카드, 농협은행, BC카드 등의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그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다. 회사의 합병이나 그룹 CEO의 교체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하면서 계열 카드사 CEO에 대한 인사는 예측하기 힘든 분위기였다. 여기에다 카드업계에 사고가 잇따르면서 찬바람이 불자 카드사 수장들의 자리는 풍전등화와도 같았다. 각종 악재가 불거지면서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예측에도 불구하고 하나SK카드 정해붕 사장은 당당히 재임에 성공했다. 정 사장의 재임을 놓고 관련 업계는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는데 어찌된 것일까.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이 재임에 성공했다. 올 초만 하더라도 카드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연임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잇따른 구설수들이 그의 발목을 잡아 오히려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였다. 
 
◆ 멀어지는 고객들 마음...계속되는 금감원 중징계
 
일단 지난해 정 사장은 할인 해택 축소로 비난을 면치 못했다. 고객을 유치하고 나면 후에 슬그머니 혜택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많아 이용고객들의 불만을 더욱 늘어나게 만들었다. 일각에선 규정을 어기는 카드사에 강한 징계를 내려 이처럼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카드사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제기될 정도였다. 
 
이 같은 하나SK카드의 ‘꼼수’에 대해 정치인들 조차도 부가혜택 축소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은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통해 하나SK카드가 2012년 체크카드의 부가혜택을 일방적으로 축소한 카드사로 꼽혔다고 주장했다. 성 의원은 "소비자는 여러 가지 할인혜택 때문에 카드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드사들은 일단 고객을 유치하고 나면 슬그머니 혜택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 바 있다. 
 
할인해택 축소 뿐만 아니라 최다의 소비자 불만으로 카드업계에서 소비자 불만족 2위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하나SK카드는 지난해 10월 2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기관 경고와 함께 과징금 5000만원을 부과 받는 게 그것이다. 하나SK 전 대표이사 등 4명은 주의적 경고 등을 관련 직원에 대해서도 재재하라는 통보도 받았다. 이는 금감원이 하나SK카드에 대해 종합 검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에 따르면 하나SK카드는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장기 무실적 회원 5만6739명에 대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현금을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카드를 추가 발급했다.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를 발급할 때 본인 확인도 소홀했다. 그런가 하면 전화마케팅 수신 거부를 등록한 회원에게도 전화로 영업을 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사례들을 적발하고 하나SK카드에 고지 방법을 개선하라고 지도했다. 미사용 카드의 연회비를 반환하고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신청 시 회원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하는 등과 같은 방법을 지도한 것이다.
 
또한 금감원은 하나SK카드에 대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카드사 임직원 2명을 견책과 주의 조치하는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VVIP고객용 카드인 ‘카드1’ 카드 약관에 들어있는 항공권 좌석승급서비스 등 부가서비스를 일부 조정하면서 금융당국에 이를 사전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게 징계 이유다. 
 
◆ 외환카드 합병 문제 당면과제속 정사장 경영성과 높이 평가돼 
 
하나SK카드는 최근 외환카드와의 합명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외환은행 통합의 ‘첫단추’인 외환카드 분사 일정이 정보유출 사고에 유탄을 맞고 붕 떠버렸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연내 합병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외환은행의 카드사업 분사를 위한 예비인가안이 올라가지 못했다. 지난달 정례회의 때도 상정이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19일 예정된 정례회의에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카드 분사가 자칫 고객정보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이에 부담을 느낀 금융당국이 승인에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분사를 위한 준비는 이미 끝낸 상태고 금융당국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애초 외환카드 분사의 2월 승인을 전제로 3월과 4월 각각 인적분할과 분할등기를 완료한 뒤 10~11월께 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지만 결국 성사가 어렵게 됐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조직 안정화는 물론,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SK카드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해 '흑자전환'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실제 하나SK카드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36억원. 2012년 296억원 '적자'였던 것이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정 사장이 임기 동안 체크카드와 모바일카드에 집중, 개인체크카드의 경우 20%정도 돌파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리드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대표 체크카드인 '메가캐쉬백 체크카드'는 단일브랜드로 3년 연속 100만장을 달성하는 등 총 발급수 300만장을 돌파해 카드업계에서 '캐쉬백 혜택'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모바일카드 연간 이용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모바일카드 누적 발급수 101만장 및 연간 취급액 약 2000억을 기록하는 등 지속성장을 위한 고객기반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연임을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일괄의 성과를 보인 정 사장 연임이 당연하다는 분위기 였다”라며 “흑자전환은 물론 개인체크카드, 모바일 카드로 업계 최초 천억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불만도가 높아진 부분에 대해서 그는 “갈수록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고객 불만도가 상승한 것이지 하나SK카드만 그런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