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 비중은 30%를 넘어설 전망이다. 2047년에는 7개 시·도에서 열 집 중 네 집은 1인 가구가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도 2006년 16조원에서 2030년 194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소비 형태가 변화하면서 1인 가구 맞춤 상품이 등장했고, 이는 곧 산업지도를 바꾸고 있다. [1코노미뉴스]는 소비의 중심에 선 1인 가구가 만든 산업계의 변화를 살펴봤다. - 편집자 주

◆1인 가구 전성시대... 가전업계 '혼족' 겨냥한 소형 가전 
  공유 렌탈 서비스 확대, 1위 코웨이 창사이래 최대 실적 '3조' 달성 

2047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전체에 37.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토연구원 박미선 연구위원은 지난 3일 ‘연령대별·성별 1인가구 증가 양상과 주거특성에 따른 정책 대응방향’ 보고서에서 2015년 27.2%였던 1인가구 비중이 2047년에는 37.3%(823만 가구)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위원은 “‘부부+자녀’ 중심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3~4인가구는 급감한 반면, 1~2인 가구는 급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산업 지도에도 변화가 생기는 모습이다. 가전업계는 소형 가전 시장 커졌다. 공간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고 전력 낭비 요소 제거를 원하는 1인 가구에서 소형 가전이 제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능성과 함께 디자인과 감성을 갖춘, 일명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채울 수 있는 소형 가전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더 작고 간편한 상품이 ‘혼코노미(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의 합성어)’ 시대에 경쟁력을 가지면서 관련 상품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인을 위한 맞춤용 가전들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미니 가전제품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소비 주체가 1인 가구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산업계의 제품 및 브랜드 출시 방향도 1인 가구를 겨냥한 '솔로 이코노미'에 초점이 맞춰지는 추세다.

특히 최근 기기 하나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올인원 가전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제품이 주는 효과를 기기 하나로 누릴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데다 다양한 가전을 따로 구매하는 것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딤채는 올해 출시한 에어컨 신제품에 필터와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하며 공기청정기 단독제품 못지않은 성능의 에어컨을 선보였다. 단순히 여름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 사계절 가전으로서의 활용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컨 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 신제품 ‘그랑데AI’를 선보였다. 신제품은 업계 최초로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기능을 탑재했다. 올인원 컨트롤이 적용된 모델은 ‘AI 코스연동’ 기능으로 세탁기에서 모드 선택 시 건조기가 여기에 맞는 건조 코스를 자동으로 설정한다.

LG전자는 다음달 AI 기능을 강화한 드럼세탁기와 건조기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세탁기와 건조기가 연동을 통해 각각의 코스에 맞는 기능을 제공한다.

주방가전에서도 올인원 제품이 대세다. SK매직은 지난달 31일 전자레인지·오븐·에어프라이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올인원 오븐 레인지’ 제품을 출시했다. ‘광파오븐 레인지’와 ‘복합오븐 레인지’ 총 2가지로 출시됐으며 80가지 이상의 메뉴를 요리할 수 있다.

전자업체들은 앞으로도 편리함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위해 올인원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편리한 기능성을 원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공유 서비스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국내 생활가전 렌탈 시장 1위 업체인 웅진코웨이는 창사이래 '3조' 돌파 달성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코웨이는 매출 3조 클럽 가입 배경으로 해외 사업 지속과 함께 국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렌탈 업계의 증가를 손꼽았다.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는 가전 뿐만 아니라 가구 시장의 산업지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솔로족 겨냥한 싱글하우스 전문관 구성 
   전문가, "이케아 성공 요인은 '1인 가구' 맞춤"

일찌감치 쿠팡은 1인 가구에게 필요한 상품을 한 자리에 모아 선보이는 ‘싱글하우스’ 전문관을 오픈했다. 

전문관 메인 화면을 ‘쇼룸’ 형태로 구성해 인테리어소품과 가구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침대/매트리스, 침구, 화장대, 인테리어 소품 등 12가지 카테고리로 나눠 싱글 사이즈의 침대와 침구, 미니화장대, 좌식가구, 1인 소파 등 1인가구에 적합한 상품군을 모아 구성돼 있다. 

액자테이블, 확장형 테이블, 파티션행거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형 제품을 선별해 협소한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작고 편리한 미니가전, 안전을 위한 보안용품, 호신용품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모두 혼족 삶을 추구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컨셉이다. 

'가구 공룡' 이케아도 1인 가구를 위한 전문 공간을 마련했다. 이케아는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를 위해 작은 평수에서도 공간 효율성을 높이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낼 수 있는 인테리어를 선보여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국내 상륙 6년을 맞이한 이케아는 솔로족들을 겨냥한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케아의 성공 요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공간에 대한 높아진 관심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관련업계는 1인 가구를 위한 편리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줄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샘은 ‘싱글을 위한 거실’을 통해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1인가구를 위해 여행, 사진찍기 등 혼자만의 취미 공간을 ‘모딜리 거실장’과 ‘모딜리 서랍 2단책장’으로 꾸며 선보이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재훈 교수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족 형태도 바뀌고 있다. 산업 구조 역시 맞춰서 변화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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