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심재순 기자]유통공룡 신세계가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대기업들의 눈치보기가 이어졌지만 느슨해진 틈을 타 올 초부터 거세게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나섰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커피사업부터 편의점 진출까지 손을 안대는 사업이 없을 정도로 사업 확장에 여념이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신세계푸드를 통해 맥주사업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영세 업종으로 잘 알려진 하우스맥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영세 서민들의 사업 진출 기회를 박탈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편의점 사업에 이어 맥주사업까지 확장하면서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부터 마트, 편의점, 온라인마켓에 이르기까지 다각화된 유통 채널을 갖추게 됐다. 성장이 정체된 유통 채널을 보완하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올 초 신세계그룹은 향후 10년간 31조 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격적인 투자로 경기 불황을 극복하겠다고 밝힌 정용진 부회장은 “향 후 10년간 새로운 유통업계를 발굴하고 집중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면세점과 편의점 등 신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행보에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사업마다 서민들의 상권까지 침해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우선 올 초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를 통해 위드미FS를 인수했다. 위드미FS는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88곳의 점포를 갖고 있는 편의점 사업체로 신세계의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신세계는 최근 편의점 브랜드 위드미에 80억 원의 운영비용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골목 상인들의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 상황에서 위드미가 매장수가 많지는 않지만 대기업이 진출한 것으로 우후죽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소상공인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던 편의점 사업에 쉽게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호시탐탐 진출할 기회만 노리던 신세계는 결국 다른 채널보다 정부 규제로부터 자유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노려 전격 사업에 착수하게 됐다.
 
위드미는 독립형 편의점으로 운영되면서 기존 여타의 편의점처럼 가맹본부로부터 물품만 공급받아 판매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점주가 원하는 대로 상품을 진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편의점주가 가맹본부에 지급해야 할 각종 수수료가 기존 편의점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이같은 독립형 분리라는 것이다. 직영점 운영이 아닌 기존 위드미 운영방식과 같은 독립형 편의점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맹비를 최소화했다는 것.
 
신세계 한 관계자는 “진출 초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타 업체들과 다른 시선으로 봐야 할 것이 분리 독립형이라는 점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이 가장 심한 가맹비를 없애면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마트의 노하우를 활용해 위드미 가맹점주에게도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줄 예정이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가맹비 면제+낮은 매입가격'으로 다른 편의점보다 수익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다.
 
가맹점수가 88개에 그치는 위드미가 기존 빅4 편의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맹점주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실제 가맹점주들의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편의점 진출을 통해 백화점 등 종합쇼핑몰 → 하이퍼마켓(이마트) → 슈퍼마켓(이마트 에브리데이) → 편의점(위드미)으로 이어지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라인을 모두 갖추게 됐다.
 
하우스 맥주사업 진출, 서민 업종 기회 박탈 논란 
신세계 “아직 정확한 하우스맥주 사업 계획 없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편의점 사업에 이어 신세계푸드를 통해 맥주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새로운 맥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가 커짐에 따라 중소 맥주제조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맥주 사업 가운데 하우스 맥주는 일반 맥주사업과는 달리 영세상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는 서민 업종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3월1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맥아 및 맥주 제조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것이라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하우스맥주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급식·식자재 유통 외에도 ‘보노보노’ ‘자니로켓’ 등의 외식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처음에는 자체 외식업체를 통한 유통망을 형성하고 난 이후에 편의점까지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맥주업계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신세계가 중장기적으로 롯데처럼 맥주를 직접 제조·생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본다.
 
즉, 신세계의 사업 다각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롯데처럼 공장을 만들어 맥주를 생산하는 것은 1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기 때문에 신세계그룹이 당장 사업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하우스 맥주 시장은 영세 자영업자들이 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타격이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 관계자는 “아직 맥주 사업 진출에 구체적인 사안은 나오지도 않았으며 주주총회에 안건을 제출한 정도다”라며 “혹여 안건이 통과해서 사업이 진행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은 몇 군데 외식업체를 통해 판매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보노보노나 자니로켓은 전국 매장 수가 적은 관계로 여기서 팔더라도 크게 영세 상인들을 위협 할 정도로 판매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결국 문어발식 사업확장의 일환인 하우스맥주 사업진출이 관련업계 영세 상인들의 기회 박탈로 이어지는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럴 일은 없다”고 못박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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