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0시간 근무 준수, 연간 30일 휴가 그리고 (현 나의 직장의) 자유로운 출 퇴근시간. 

한국도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내 주위에서 부러움을 사는 나의 독일 직장 생활의 장점을 다 갉아 먹어 외국인 노동자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게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지독하게 높은 싱글 세금이다. 

독일에 사는 싱글들이 닥친 가혹한 현실이 어느 정도인지 설명을 해주자면, 개인적으로 나는 연봉 체결시 언급된 연봉의 반 정도만 내것이라고 여긴다. 놀라지마시라. 극적인 효과를 위해 연봉의 반이라고 살짝 과장했다. 그렇다고 너무 안심하진 마시길. 사실을 말하면 농경 민족인 내가 이 낯선 게르만의 땅에서 주 40시간의 성실한 근무와 연 30일간의 기막힌 휴가를 보내고 나면 연봉 체결시 언급한 60퍼센트가 내 통장에 입금이된다.  

별로 관심은 없으시겠지만 그래도 이해를 돕기 위해 독일 세금 등급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Class 1 : 독신, 이혼 (자녀가 없어야함)
•     Class 2 : 한부모 가정
•     Class 3 : 결혼을 했고, 배우자 보다 소득이 월등이 높을시 (외벌이 부부의 경우 일하는 자가 이에 해당)
•     Class 4 : 결혼을 했고 배우자와 소득이 비슷한 경우 (맞벌이 부부)
•     Class 5 : 결혼을 했고, 수입이 없거나 수입이 적은경우 (외벌이 부부의 경우 소득이 없는 자가 이에 해당)
•     Class 6 : 직업을 두개 이상 가진 경우

나는 독신으로 당당히 클래스 1에 위치했고, 너무나 당당한 나머지 세금등급 중 세율도 가장 높게 세금을 내고 있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되어 처음 세금에 대해 접하신 분들은 대개 분노의 5단계의 간략 버전인 분노-수용 과정을 거친다.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을 해 본적이 없어 40퍼센트 이상이 아닌 세금에는 도통 감이 오지 않는 나는 그래서인지 이러나 저러나 불평을 가지면서도 그럭저럭 직장 생활을 해오고 있다.

말을 호기롭게 했지만 나의 소박한 실수령 액에 작은 도움을 주고자 2년전 공식적으로 종교를 탈퇴했다. (독일에서는 종교세도 원천징수 항목이다.) 신앙심이 깊으신 부모님과 합의 하에 교회에서 정식으로 탈퇴를 하고 종교세를 내지 않게 되자 드디어 실수령 액에 티클을 모을 수 있게 됐다.

일찍부터 유학 선배님들은 독일에서 사는 가장 편한 방법은 결혼을 하고 자녀를 3명 낳으면 된다고 했다. 세금등급이 달라져 세율이 낮아지고 양육비가 자녀 수 별로 추가 지원 되니 이는 부정할수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너무나 높은 싱글 세율로 인해서 결혼을 서둘러 하는 커플들도 많이 봤고, 한국에 비해 양육비 걱정을 덜 하며 아이를 키우는 커플들도 많이 봤다.

독일에서 사는 가장 편한 방법을 처음에 들었을때도 그 말을 글자로 적어본 지금도, 그것을 그냥 흘려보낸다. 나는  오늘도 홀로 내가 가진 싱글의 당당함을 세금 Class 1으로 표출하며 독일에서 안 편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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