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코노미뉴스=심재순 기자]조세포탈과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효성그룹 조석래(79) 회장이 대형로펌으로 변호인단 선임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김종호)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회장 측 변호인은 차명 계좌로 주식을 거래하면서 법인세및 양소세를 내지 않은 혐의에 대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명주식의 양을 늘릴 필요가 었었다"고 주장했다.

김앤장에서는 백창훈(57·사법연수원 13기), 이윤식(49·19기), 안정호(46·21기), 이병석(47·21기) 변호사 등 6명의 변호사들이 조 회장의 변호를 맡게 됐다.

특히 안 변호사는 재판장인 김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로 1997년 서울지법 판사, 2005년~2007년 서울고법 판사로 함께 재직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는 송우철(52·16기), 권순익(48·21기), 조일영 (49·21기), 김준모(41·30기) 등 4명의 변호사가 공동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 회장이 꾸린 10명의 변호인단 중 1명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이 모두 판사 출신으로, 김 부장판사와 연수원 동기도 4명이 포함돼 있다.

대형로펌 변호인단 구성된 조 회장 측 변호인단은 "조 회장의 공동 변호인이 새로 선임돼 구체적인 의견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쟁점이 복잡하고 기록이 많은 만큼 준비절차를 통해 구체적인 쟁점을 정리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또"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명주식의 양을 늘릴 필요가 었었다"고 주장하면서 "보유한 주식도 조석래 회장 개인 명의가 아닌 효성그룹 명의로 보유했다. 차명주식 실소유주를 밝히면 합자회사와 맺은 약정을 어기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조 회장 측이 증거기록을 모두 받아간 만큼 무엇을 다투는지 빨리 정해달라"며 "준비기일을 줄이고 공판이나 증인신문 등을 통해 공판을 신속히 진행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한 두 차례의 준비기일을 진행한 뒤 향후 일정과 절차를 결정하기로 하고 변호인 측에 부동의하는 증거와 그 취지에 대해 신속히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조 회장은 장남 조현준 사장 및 핵심 임원 등 4명과 함께 8000억원대 횡령·배임·조세포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은 2003년부터 10여년간 8900억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1237억원을 포탈하고, 2007~2008년 ㈜효성의 회계처리를 조작해 주주 배당금 500억원을 불법으로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국내외에서 임직원이나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수천억원대의 효성 및 화학섬유 제조업체인 카프로 주식을 사고팔아 1318억원의 주식 양도차익을 얻고 소득세 26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사고 있다.

아울러 해외 법인 자금 690억원을 횡령해 개인 빚이나 차명으로 소유한 회사 채무 변제 등에 쓰고, 자신이 관리하던 페이퍼컴퍼니가 효성 싱가포르 법인에 갚아야 할 채무를 전액 면제토록 지시해 회사측에 233억원의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도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조 사장은 ㈜효성 법인자금 16억원을 횡령하고 조 회장으로부터 해외 비자금 157억원을 증여받아 증여세 70억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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