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은 서울 종로구 에이스손해보험 본사 앞에서, 에이스손해보험이 코로나19 집단감염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조합이 에이스손해보험을 상대로 "코로나 생계 위협을 책임 져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한번 책임론을 지적하고 나선 셈이다. 

7일 콜센터 집단감염에 대한 에이스손해보험의 모르쇠 태도를 규탄하며 원청 책임을 요구한 민주노총 콜센터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소재 에이스손보 본사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에이스손보 콜센터 노동자들은 무슨 잘못이 있어 가족들까지 집단감염 대상이 돼야 했으며 유급휴가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자택에 격리된 것인가. 더군다나 이제는 원청이 하청업체 계약해지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대량 해고 두려움에 떨어야만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콜센터 노동자가 모든 피해를 떠안는 문제의 원인으로 원청이 책임지지 않는 하청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에이스손보는 3월 5일과 6일 비상 경영계획을 실행한다며 정규직 직원 42명을 구로 콜센터에 보냈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대규모 접촉 배경에 사측의 책임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폐쇄된 이후에도 서비스레벨 70% 이상을 중구 콜센터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며 노동자들을 과로로 내몰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어 "콜센터 노동자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뒤에도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 콜센터가 대다수"라며 "원청 책임을 강제하지 않는 한 콜센터 노동환경은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이스손보에 대해 ▲집단감염 피해 보상 ▲콜센터 노동자 고용 보장 ▲실적성과연계제도 폐지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한 김경자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사회의 양극화 민낯이 다시 한번 드러나고 있다. 무분별한 외주화로 인해 노동자, 시민의 생명과 건강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며 "전국의 콜센터 노동자들은 닭장같이 빽빽한 사업장, 휴게시간도 휴가도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조건에서 집단감염의 위험과 공포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기업은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임에도 위탁용역 계약으로 외주화 시키고 장비, 시설은 원청의 소유와 권한으로 되어 있으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하청업체에만 책임을 떠 넘기고 있다"며 노동당국을 향해 '콜센터 노동자 원청 책임강화 대책 마련', '실정성과제도 폐지 및 재택근무 노동권 보호 대책 마련', '콜센터 감독 대상 확대 및 노조 참여 보장', '현장 노조 당사자와 노동부 공동 대책 논의 기구 구성' 등을 요구했다.

이날 함께한 신희철 희망연대노조 조직국장은 "기본적인 생리 현상인 화장실 가는 것 조차 눈치 주고 상시적으로 전자 감시, 통제를 진행한다"며 "비인간적인 처우지만 '콜센터는 원래 그래', '싫으면 나은 일자리 찾아가"라는 답변만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정광원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도 "에이스손보 콜센터 노동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도 억울한데 확산자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여기에 고용불안까지 떨어야 하는 삼중 고통을 겪고 있다"고 울먹였다. 

마지막으로 김 수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 소속 콜센터 노동조합은 정부의 근본대책 수립과 원청 책임을 요구하며 공동행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구로콜센터 집단감염의 근본원인을 제공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원청 에이스손보에 대한 공동투쟁을 시작으로 원청 책임강화 및 공공부문 콜센터 정규직 전환 투쟁을 더욱더 강력하게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난 3월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외국계 보험사 에이스손보 콜센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수십명이 근무하는 상황에서도 콜센터 노동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에이스손보에 대한 책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난달 25일 발표에 따르면 구로 콜센터 노동자 216명 중 9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의 가족 226명 중 34명이 감염됐다. 또한 이날 콜센터 가족 중 1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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