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한 PB가 고객에게 보낸 문자 

 

"그때 제안드린 상품은 한양대학교 기금 자금으로 100억정도 신청 들어갈 정도로 안전장치 되어 있는 상품입니다^^"

신한은행 압구정지점 PB가 고객에게 라임 CI펀드를 판매하고자 보낸 문자 내용이다. 한양대학교가 100억 원 가량을 학교 기금으로 투자했으니 믿고 투자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학기금은 연기금·공제회와 함께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로 꼽히지만 정기예금 위주의 소극적인 기금 운용 탓에 그동안 자본시장에선 존재감이 없었다. 오히려 투자 손실 사례가 알려지면서 '깜깜이 운용'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국내 주요 대학들은 주로 은행 상품을 활용해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규정상 수익증권 같은 금융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자산의 90%를 원금이 보장되는 정기예금에 넣는다. 투자 전문성이 떨어져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둔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압구정 PB가 보낸 문자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양대학교도 이번 라임 CI펀드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본 셈이다. 안전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양대학교가 신한은행에 기금 투자한 내용./ 사진=한양대학교
한양대학교가 신한은행에 기금 투자한 내용./ 사진=한양대학교

 

취재 결과 한양대학교는 신한은행을 주요 거래 은행으로 지정하고 매년 특정 기금을 투자해왔다. 

문제는 학교 기금의 경우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마련된 자금이라는 것이다. 학교는 기금을 통해 인재를 육성한다. 기금이 손실을 본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투자될 자금이 불안해진다는 소리다. 

며칠 전 한양대학교 한 학생이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한 대학 측의 대처를 비난하며 '혈서'를 써 충격을 안겨줬다. 그만큼 학생들에게 대학 등록금이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아버지 어머니의 희생, 스스로의 젊은 시간을 판 돈, 미래를 담보로 맡긴 소중한 돈이다.

한양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하루하루 열심히 알바하며 생활비를 버는 대학생에게 등록금은 결코 적은 부담이 아니다"라며 "같은 회사를 30년째 꾸역꾸역 다니시며 절대 그만두지 못하고 등록금을 벌어오시는 아버지의 피 같은 돈을 주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기금이 더이상 불안한 자금으로 투자돼서는 안된다. 한양대학교가 신한은행에 투자한 학교 기금은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점에서 볼 때 더이상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기금의 대부분인 등록금은 누군가의 피땀으로 일궈낸 돈이라는 점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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