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리스 하와이안버거./사진=지현호 기자

점심시간, 서울 중구 북창동 일대는 인근 기업들에서 쏟아져 나온 회사원들로 가득 찬다. 맛집으로 소문난 곳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오전 11시 30분만 되도 대기 줄이 형성된다. 

최근 북창동에 오픈한 수제버거집 더블리스도 이러한 맛집 행렬에 합류했다. 북창동 내에만 해도 수제버거집이 여럿 있지만 이곳은 세련되면서 모던한 인테리어에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으로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호텔 로비가 연상되는 곳인데 현재는 전체가 식당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오면 키오스크가 있어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다. 버거 메뉴는 더블치즈버거, 베이컨치즈버거, 하와이안버거, 새우버거, 도네이션버거가 있다. 세트로 주문하면 감자튀김과 음료 1잔이 포함된다. 음료는 콜라, 사이다, 커피, 맥주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세트 기준 가격은 더블치즈버거 9500원, 베이컨치즈버거 1만500원, 하와이안버거 1만500원, 새우버거 1만1000원, 도네이션버거 1만3000원이다. 

오늘의 선택은 하와이안버거세트다. 수제버거 답게 주문 후 조리까지 잠시의 시간이 걸렸다. 이어 둥그런 쇠 그릇에 이걸 어떻게 먹지 싶을 정도로 두툼한 햄버거와 감자튀김, 케첩이 나왔다. 

더블리스 하와이안버거.
더블리스 하와이안버거./사진=지현호 기자

개인적으로 수제버거는 고기 패티와 번의 수준이 맛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더블리스는 둘 다 훌륭했다. 번은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러웠다. 크기도 적당해 가득 찬 내용물을 품으면서 빵 맛이 내용물을 뒤덮는 과함이 없었다. 고기 패티는 육즙이 가득하다 못해 흘러나온다. 불향 마저 품어, 수제버거의 진면목을 보인다. 거기에 양파와 하와이안버거의 상징인 파인애플, 진득한 치즈, 소스가 어우러진다. 

함께 나오는 감자튀김과 음료를 곁들여 먹다 보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감자튀김은 신선한 기름에 튀긴 것처럼 뽀얗고 너무 바싹 튀기지 않아 적당하다. 짠맛 역시 과하지 않아 사이드메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사실 수제햄버거집은 요즘에는 프랜차이즈버거집 만큼 흔하다. 한식이 물릴 때, 가볍게 한 끼를 때우고자 할 때(칼로리는 가볍지 않다) 찾아보면 동네에 하나 정도는 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면 프랜차이즈버거와 차별점을 찾기 힘든 곳이 많다. 

북창동 더블리스는 그런 면에서 실패하지 않을 수제버거집인 듯하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말이다. 

한 줄 평은 이렇다. "소고기 패티 한 장·치즈 한 장·토마토·양파·파인애플까지, 한입에 물면 침이 좌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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