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층 전세도 1억 돌파

임대차시장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1인 가구의 서울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월세마저 '선'을 넘는 분위기다. 월세는 평균 62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세도 지하층이 평균 1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1인 가구 주거 불안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와 월세 보증금 추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기준 평균 월세는 6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강북 도심권(종로·중·용산구)과 강남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빌라의 평균 월세는 각각 84만4000원과 88만8000원에 달해 서울 평균치를 35% 이상 웃돌았다. 은평·서대문·마포구가 포함된 강북 서북권(55만7000원), 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구가 있는 강남 서남권(52만1000원) 등은 서울 평균치에 미치지 못했다.

조사결과 서울 빌라 평균 월세 보증금도 5683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2886만1000원)과 비교하면 2배(96.9%) 정도 높다. 서울에서 월세 보증금이 가장 높은 강북 도심권은 9480만4000원, 그 뒤를 이은 강남 동남권은 878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전셋값도 치솟았다. 앞서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2017~2021년 8월)를 바탕으로 서울 전용 60㎡ 이하 빌라 지하층 전셋값을 조사한 결과 2017년 7801만원, 2018년 8814만원, 2020년 9500만원, 올해 1억435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빌라 지하층의 평균 전셋값이 1억원을 돌파한 것은 국토부가 관련 실거래가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최초다.

전셋값 폭등은 강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서초구는 1억7434만원에 달했고 강남구도 1억7073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종로구 1억6031만원, 용산구 1억4387만원, 영등포구 1억3214만원, 중구 1억3000만원 등의 순으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월세도 따라 오른 셈이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전세가 대비 월세보증금 비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서다. 지난 7월 서울 빌라의 전세가 대비 보증금 비율은 22.3%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보증금이 낮아진다는 것은 월세가 올라간다는 의미다. 전세가 대비 보증금 비율은 2017년 1월만 해도 29.4%였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서민층의 대표 주거지로 전월세 거래가 활발하다. 따라서 빌라 전월세 가격 상승은 세입자가 비중이 높은 1인 가구의 주거 불안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서울에 사는 1인 가구의 79.5%는 전월세 주택에 살고 있다. 

서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임대 시장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월세와 월세 보증금이 모두 오르고 있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더 늘고 있는 추세다. 주거비용이 커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월세는 방 컨디션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40만원대 매물은 50~60만원대는 있는데, 역에서 좀 멀던가,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역세권은 예전에 오피스텔 월세 수준 정도 생각하면 된다. 매물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진구 빌라촌 일대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서울 광진구 빌라촌 일대 모습.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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