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혼자 사는 '고령 1인 가구'의 삶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가 매년 많이 늘어나는 추임새를 고려한 특별 통계라는 분석이다. 고령자 가구 셋 중 하나는 '독거노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488만가구로 전체의 23.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47년에는 한국 전체 가구의 절반가량인 49.6%가 고령자 가구가 될 전망이다. 

29일 통계청의 '2021 고령자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473만2000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166만1000가구(35.1%)에 달한다. 고령자 1인 가구의 비중은 2015년(32.9%)부터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 상태라면 고령자 1인 가구는 2037년 현재의 2배 수준인 335만1000가구로, 2047년에는 405만10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60년에는 생산 연령 인구 100명이 91명의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비중에서는 남성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고령자 1인 가구 중 남자의 비중은 2021년 28.3%에서 2047년에는 35.9%로 늘고, 여자는 71.7%에서 64.1%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65~69세 고령자 1인 가구의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80세 이상의 고령자 1인 가구의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노후 준비 어려운 고령 1인 가구, 대부분 국민연금에 의존

혼자 사는 고령자의 절반 이상은 스스로 생활비를 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령자 1인 가구의 44.6%가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했다. 이외에는 정부 및 사회단체(31.1%), 자녀 및 친척(24.3%)의 지원을 받는 경우다. 

본인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하는 비중은 남자(59.7%)가 여자(39.7%)보다 20%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65~69세의 68.5%는 스스로 생활비를 마련했지만 80세 이상에서는 비중이 30.0%까지 떨어졌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소리다. 꾸준히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한데 취업의 문턱도 고령층에게는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같은 해 조사에서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혼자 사는 고령자는 33.0%에 불과했다. 나머지 67.0%는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할 수 밖에 없다. 혼자 사는 고령자의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36.0%), 예금·적금(31.2%), 부동산 운용(11.8%) 순으로 임금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 가운데 취업자 수는 47만600명이다. 고령자 1인 가구가 약 166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건강 관리 힘든 독거 노인…사회 안전 불안도 커

혼자 사는 고령 가구일수록 스트레스는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혼자 살다 보니 자신의 건강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인 경향을 내비쳤다. 지난해 기준 혼자 사는 고령자 가운데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7.1%로 집계됐다. 전체 고령자의 경우 이 수치가 24.3%이다.

또한 전체 고령자의 10명 중 4명에 해당하는 38.4%가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생각했고, 혼자 사는 고령자는 10명 중 5명인 49.5%가 같은 답을 했다.

건강 관리에서도 혼자 사는 고령자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혼자 사는 고령자의 건강 관리 실천율은 아침 식사하기(86.7%), 정기 건강검진(79.3%), 적정 수면(74.2%), 규칙적 운동(38.6%) 순으로 높았다.

전체 고령자로 보면 아침 식사하기(91.7%), 정기 건강검진(85.1%), 적정 수면(82.3%), 규칙적 운동(44.9%) 순으로 혼자 사는 고령자에 비해 모든 항목에서 앞섰다.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혼자 사는 고령자의 29.4%가 사회 전반의 안전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고령자(28.9%)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주된 불안 요인에는 신종 질병(50.3%)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국가안보(11.7%), 경제적 위험(11.0%) 순이다.

◆지자체 의원들 "고령 1인 가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 필요"

각 지자체 의원들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자 이에 대한 각별한 사회적 관심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강민 김포시의원은 "김포시 65세 이상 인구수 5만여 명 중, 독거노인의 수는 1만 1천여 명으로 독거노인의 비율이 20%를 넘어섰다"면서 "나 홀로 사는 독거노인의 경우 고독사로 이어질 경우가 많다. 고령화 및 핵가족화로 인해 독거노인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각별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심 고양시의원은 "'독거노인'으로 통칭되는 고령 1인 가구는 경제적, 사회적, 신체․정신적 건강의 측면에서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데 특히 지병이 있고, 빈곤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회관계가 단절된 남성 1인 가구의 경우 고독사의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종로 탑골공원에 모인 어르신들.
종로 탑골공원에 모인 어르신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