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명 중 3명 유주택자

사진=미리캔버스 / 디자인=안지호 기자

국민주택 규모로 꼽히는 전용면적 85㎡가 59㎡로 변화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1인 가구 중심의 인구사회구조 변화가 주택시장에도 영향을 미쳐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국내 일반가구(2092만7000가구) 중 주택소유가구 수는 1173만가구로 집계됐다. 주택소유율은 56.1%다. 

가구원수별로 보면 1인 가구는 총 664만3000가구로 이 중 195만5000가구(29.4%)가 주택을 소유했다. 2인 가구는 372만7000가구(63.5%), 3인 가구 292만5000가구(69.6%), 4인 가구 241만6000가구(73.8%), 5인 이상 가구 70만8000가구(74.8%)다. 

주택소유율만 놓고 보면 1인 가구가 주택시장에서 '찬밥'인 이유가 보인다. 

그러나 1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고, 주택소유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전년 대비 주택소유가구 증감률을 놓고 보면 1인 가구는 15만7000가구, 8.7%나 증가했다. 2인 가구는 4.7%, 3인 가구는 0.4% 늘었다. 4인 가구와 5인 이상 가구는 각각 0.3%, 7.2% 감소했다. 

1인 가구의 63.1%가 전·월세에 거주하는 세입자란 점을 감안하면 주택시장에서 1인 가구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에도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임대 제외) 중 전용 60㎡ 이하 물량은 전체의 31.1%를 차지했다. 1인 가구가 많은 수도권은 44.0%, 지방은 18.5%를 기록했다.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전용 60㎡ 이하 소형면적이 가장 많이 올랐다. 수요 쏠림현상이 심화된 결과다.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전용 60㎡ 이하는 13.74%, 60~85㎡ 이하는 11.07%, 85㎡ 초과는 9.68% 상승했다. 

또 하나 이목을 끄는 점은 20대 청년층의 주택 구매 열풍이 거세다는 점이다. 30세 미만 주택소유율은 전체의 10.5%로 낮지만, 주택소유가구 수는 전년 대비 10.5%나 늘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20대의 패닉바잉이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1인 가구 증가를 견인한 것도 20대다. 전체 1인 가구의 18.2%가 20대다. 

A전자에 다니는 직장인 최모(29)씨 역시 그중 하나다. 최씨는 지난 5월 주택답보대출에 신용대출 등 가용 가능한 전 재산을 다 끌어다 경기도 광교신도시에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 결과 최씨는 매달 월급의 3분의 2 이상을 빚 갚는데 쓰고 있다. 최씨는 "영끌해서 집을 샀지만, 그래도 잘 샀다고 생각한다. 벌써 호가를 보면 몇천만원이 올랐다. 혼자 사는데 크게 돈이 들지도 않고, 당장 결혼할 것도 아니라 목돈도 필요 없다"며 "주위에서는 오히려 부러워하는 시각이 많다.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빚도 다 재산이라 나중에 분명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매매로 돌아선 경우도 있다.

유튜버로 활동 중인 한모(27)씨는 지난해 말 오피스텔을 매매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인상을 요구하면서 매도 의사를 밝혀서다. 한씨는 "전셋값에 4000만원만 더하면 집을 살 수 있는 조건이어서 대출을 받아서 그냥 매매했다"며 "오피스텔이라 걱정했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 집값이 떨어질 것 같지도 않고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주택소유 의지가 분명한 데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1인 가구가 분양시장에서 받던 역차별까지 해소된 만큼 1인 가구 유주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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