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픽사베이/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픽사베이/디자인=안지호 기자

예쁘게 꾸며놓은 내 집, 자랑하고 싶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누군가를 초대해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유행하기 시작한 랜선 집들이. 이제는 유행을 넘어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랜선 집들이 경쟁에는 1인 가구도 합류했다. 이들은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공간을 실용적이면서도 개성 넘치게 꾸며내고 있다. 잠만 자던 자취방에 럭셔리와 미니멀을 더하니 호텔 안 부럽게 변했다.   

최근 이사 후 랜선 집들이를 한 유슬혜(23. 가명)씨는 "작지만 예쁜 집에 살고 싶어서 랜선 집들이 후기를 엄청 찾아봤다.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과 간접 조명, 가구를 이용한 파티션 나누기로 나만의 공간을 완성했더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전했다. 

16.5㎡(5평) 원룸에 거주하는 장신우(30. 가명)씨는 "작은 방 한 칸이지만, 애착을 갖고 살고 싶어 셀프인테리어를 해봤다. 수납침대에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 집어 놓고, 방에는 책상과 수납장 하나만 뒀다. 침대 밑에 러그를 깔아 따뜻한 느낌과 전체적으로 하얀 집 풍경에 포인트를 줬다. 심심한 벽면에는 모던한 사진 액자 하나만 걸었다. 랜선 집들이 후 지인들이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고 해도 모르겠다며 농담을 던지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이슬(33. 가명)씨는 33㎡(10평) 원룸 랜선 집들이를 올렸다. 박씨는 "긴 직사각형 형태의 집이라 주방 겸 거실, 침실을 심리적으로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침대 옆으로 길게 뻗은 양면이 뚫린 책장을 놨다. 그리고 책, 소품, 조명을 놔 인테리어 효과와 공간 분리를 동시에 했다. 재택근무를 위한 책상은 기능성 테이블로 대체했다. 전체적으로 우드톤으로 집안을 맞추면서 밝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벽에는 나름 고가의 모던 포스터 액자를 포인트로 줬고, 방 코너에는 공기정화에 좋은 반려식물을 뒀다"며 "인테리어 할 때 콘셉트로 미드 센추리 모던을 정했는데 공간을 비워내는 게 사실 물건을 버리는 것이라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잠만 자던 자취방의 풍경이 코로나19 이후 180도 달라졌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외치던 20·30대의 감성이 셀프인테리어로 진화된 듯하다. 

작지만 큰 변화를 불러오는 셀프 인테리어 팁은 뭐가 있을까.

원룸 인테리어는 공간의 한계가 분명하다 보니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대세다. 여기에 개인의 취향, 감성을 뽐낼 수 있는 럭셔리한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는 형태가 많다. 

인테리어의 기본은 벽과 바닥에서 시작한다. 원룸 인테리어는 벽지는 대부분 흰색 계열을 사용한다. 원색의 벽지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지만, 내부공간을 좁게 느껴지게 한다. 또 인테리어 소품을 다양하게 활용해 자유롭게 공간을 연출하기 힘들게 한다. 이에 원룸 인테리어는 대체로 흰색 계열의 벽지나 따뜻함을 주는 옅은 베이지 계열이 쓰인다. 

원룸에는 커튼도 중요한 인테리어 포인트가 된다. 단순히 햇볕을 가리거나 단열 효과를 높이는 용도뿐 아니라 집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다. 일자 무늬의 커튼은 층고감을 살려줘 개방감을 높여준다. 커튼 컬러도 원색보다는 옅은 컬러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한다. 

벽지와 커튼으로 공간감을 끌어올렸다면 조명, 액자, 식물 등을 활용해 취향을 한껏 뽐내보자. 모던한 대형 액자와 핀포인트 조명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 최근에는 어렵게 시공하지 않고 간단히 설치할 수 있는 인테리어 조명이 많아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적극적인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면 천정에 중앙등을 철거하고 벽면에 간접등을 추가해 개방감을 넓힐 수도 있다.

벽에 선반을 설치해 좋아하는 소품, 반려식물을 올려놓기도 한다.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면 벽 수납장을 시공해 선반기능과 동시에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거울을 활용하는 것도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작은 착시 효과지만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다. 좁은 현관의 한쪽 벽면에 전신거울이 설치된 경우가 대표적이다. 

단 벽을 비워둘수록 깔끔하고 넓어 보이는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혼자 인테리어를 하다 보면 바닥부분은 간과하기 쉽지만, 사실 벽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닥이다. 바닥재는 공간의 쓰임과 분위기에 맞춰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바닥재는 다양한 소재가 있다. 셀프 인테리어라면 PVC 소재로 흔히 말하는 '장판'이나 카펫타일, 데코타일 등에서 원하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루바닥재의 경우 전문가가 아니면 시공이 어렵고, 추후 원상복구를 하는데도 힘들다. 

바닥재를 선택할 때는 벽지 색과 톤을 맞추는 것을 추천한다. 확장된 느낌을 줘 공간을 한층 넒어 보이게 한다. 바닥 인테리어에서 개성을 표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러그나 카펫 활용이다. 원룸의 경우 화려한 패턴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의 원형 러그로 입체감을 살리는 것을 추천한다. 

이제 집 안에 가구를 들여놔야 한다. 요즘에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기능성 가구가 많다. 소파와 침대 기능을 하나로 모은 소파베드는 인기 품목 중 하나다. 아니면 침대 하부를 수납장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1인용 테이블에서 4인용으로 변신하는 기능성 테이블은 식사부터 가벼운 업무까지 팔방미인으로 활용할 수 있다. 파티션을 장착한 책상을 활용해 수면 공간과 업무 공간을 분리하기도 한다. 

단 가구를 고를 때는 높이가 낮은 제품이 좋다. 개방감을 줘 원룸을 넓게 보이게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또 가구 다리가 얇은 제품도 같은 효과를 준다. 

집안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색상과 소재에 통일감을 주면서 바닥과 벽에 빈 공간을 두면 미니멀한 느낌을 한층 살릴 수 있다. 

원룸 셀프 인테리어 시 가장 큰 주의사항은 따로 있다. '원상복구'다. 기본적으로 임차인은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의무가 있다. 민법 제654조, 615조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목적물을 반환할 때에는 원상회복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임차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주택을 사용·수익할 관리가 있는 대신 임대차가 종료되면 목적물을 원상에 회복할 의무가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셀프 인테리어에 나설 계획이라면 사전에 임대인(집주인)과 반드시 상의해 범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계약 종료 시 벽에 못질 자국 하나까지도 원상복구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역시 급증하고 있다. 국내 1인 가구 수는 2016년 539만8000가구, 전체의 27.9%를 차지했다.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20년 664만3000가구(31.7%)를 기록했다. 동기간 인테리어 시장도 28조4000억원에서 41조50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