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1인 가구가 연간 근로·사업 소득 감소로, 자기계발·여가생활·식생활비 등 소득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과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전체 가구보다 떨어져 삶의 질 하락이 우려된다. 

8일 통계청은 1인 가구의 삶을 엿 볼 수 있는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연소득은 2162만 원으로 전년보다 2.2% 증가했다. 전체 가구(1.7%)보다 0.5%포인트 더 많이 늘었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보면 1인 가구의 가계가 더 팍팍해진 것이 확인된다. 

1인 가구의 연소득 증가를 이전소득(공·사적)이 견인해서다. 이전소득은 국비지원, 연금, 보험금 등을 말한다. 1인 가구의 이전소득(공적․사적) 비중은 24.7%로 전체 가구(9.5%) 대비 약 2.6배 수준이다. 

정작 중요한 1인 가구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감소했다. 2019년 기준 근로소득은 1122만원으로 전년 대비 1.8%, 사업소득은 345만원으로 7.1% 감소했다. 전체 가구는 근로소득이 0.3% 늘었고 사업소득은 2.2% 줄었다. 

소득 분포는 여전히 1인 가구 10가구 중 8가구가 연소득 30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이 46.6%로 가장 많고, 1000만원 미만(30.8%), 3000만~5000만원 미만(14.7%) 등의 순이다. 특히 1000만원 미만 소득 비중이 30.8%로 전체 가구의 4배 수준을 보였다. 

월평균 소비지출은 132만원으로 전년 대비 10만6000원 줄었다. 의류·신발, 교통,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의 소비는 줄이고 식료품·주거·가정용품 등 주거비와 생활비는 늘렸다. 전월세 가격 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고정비 지출은 증가한 반면 여가생활과 자기계발 등의 비용에는 허리띠를 졸라맨 셈이다. 여가생활 만족도는 2021년 기준 22.8%로 2년 전보다 4.3%포인트 낮아졌다. 

여기에 부채가 2521만원으로 20.7%나 늘었다. 금융부채가 1774만원으로 23.8%, 임대보증금이 747만원으로 13.9% 증가했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가계가 불안하니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낮다. 1인 가구의 전반적인 소비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2년 전보다 1.3%포인트 감소한 14.9%로 조사됐다. 반대로 불만족은 39.5%로 0.2%포인트 늘었다. 보통은 45.7%로 1.2%포인트 증가했다.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18.1%로 전체 가구(23.5%)보다 낮게 나타났다. 2년 전과 비교하면 1인 가구는 6.7%포인트, 전체 가구는 9.4%포인트 증가했다. 

1인 가구 지원 정책 1순위는 주택 안정 지원(50.1%)이 가장 높았다. 1인 가구 대부분이 전·월세에 거주해 주거비 부담이 커서다. 월평균 소비지출에서도 주거비가 19.5%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보다 7.6%포인트 높다. 임대보증금 부채도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13.9%나 늘었지만 전체 가구는 2.4% 증가에 그쳤다. 

이외에도 1인 가구는 돌봄 서비스 지원(13.4%), 건강 증진 지원(9.7%), 가사 서비스 지원(7.0%), 심리정서적 지원(6.0%), 안전한 지역사회 환경 조성(5.4%), 여가문화활동(4.1%), 사회 관계망 지원(2.6%), 고독사 및 장례 지원(1.9%) 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도 주거 안정 지원은 20대~30대에서 가장 높았고, 나이가 많을수록 돌봄서비스, 건강증진, 가사 서비스 지원을 희망했다. 

사회 안전에 대한 인식은 2020년 기준 1인 가구 3가구 중 1가구만 안전하다고 느꼈다. 1인 가구의 32.4%는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안전하다고 응답했고, 25.1%는 불안하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보통이다. 범죄에 대한 안전 인식은 26.6%가 안전하다고 답했고, 42.8%는 불안하다고 밝혔다. 

혼자 살 게 된 이유로는 본인의 학업·직장이 24.4%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은 배우자의 사망(23.4%), 혼자 살고 싶어서(16.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1인 가구로 생활한 평균 기간은 9년 11개월이고, 10년~20년 미만(24.8%), 1년~3년 미만(18.1%), 5년~10년 미만(17.5%) 순이다. 20세 미만 1인가구의 60.8%는 혼자 산 기간이 1년 미만이었고, 20대 1인가구의 57.7%는 혼자 산 기간이 3년 미만이었다. 50세 이상 1인가구의 절반 이상은 혼자 산 기간이 10년 이상이다. 

혼자 살면서 어렵다고 느끼는 부분은 여전히 식사가 1위다. 1인 가구의 42.4%는 균형 잡힌 식사가 어렵다고 응답했고, 30.9%는 아프거나 위급 시 대처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또 25.0%는 가사 어려움을, 19.5%는 경제적 불안, 18.3%는 고립으로 인한 외로움을 호소했다. 

1인 가구의 경제적 환경은 올해 더 악화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는 2019년 기준으로 작성되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1인 가구가 받고 있는 경제적 타격이 담기지 않았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1인 가구가 가계지출을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2021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도시근로자가구 기준 1인 가구의 올 3분기 가계지출은 월 평균 225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2인 가구는 349만6000원으로 9.7% 늘었고, 3인 가구는 486만9000원으로 12.7% 증가했다. 4인 가구도 589만3000원으로 6.6%, 5인 이상은 607만4000원으로 9.4% 늘었다. 

유독 1인 가구만 증가폭이 낮은 이유는 소비지출 자체를 크게 줄여서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0.7%에 불과하다. 다인 가구와 비교하면 2인 가구는 5.7%, 3인 가구 10.8%, 4인 가구 5.3%, 5인 이상 가구 11.8%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1인 가구는 가사서비스, 보건, 교통, 오락·문화, 교육 등에서 허리띠를 졸라 맸다. 

한편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는 지난 조사와 일부 항목이 변동됐다. 1인 가구의 주택 점유형태, 범죄 피해 두려움, 스마트폰 과의존 정도, 간편식 이용 정도, 고용 안정성, 다문화 1인 가구 등이 제외됐다.

1인 가구의 거주 형태, 생활 환경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담지 못하고, 기존 통계를 활용한 조사에 그쳤다는 점에서 통계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2021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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