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나성재 CTP Company 대표, (사)한국코치협회 코치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보았다. JMT사의 유본(유재석 본부장)은 마상길(차승원) 이사를 만난다. 신 전무와 점심 약속인데 그 자리에 마 이사가 대신 나와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다가 배꼽을 잡고 웃었다. 마 이사가 만들어내는 묘한 상황과 섬뜩한 연기 그리고 유본이 재미있어하면서도 쩔쩔매는 모습에 한참을 깔깔거리며 웃었다. 

마 이사는 유본에게 신 전무 라인에서 자기 라인으로 갈아타라고 요구한다. 마 이사는 때로는 협박으로 때로는 회유로 능수능란하게 유본을 요리한다. 주문한 요리 탕수육이 나왔을 때 소스를 부으려는 유본의 시선은 흔들렸다. 부먹을 할지 찍먹을 할지 몰라 눈으로 마 이사의 동의를 구한다. 마 이사가 묘한 반응을 보이자 유본은 소스를 조심스레 탕수육에 붓는다. 마 이사는 갑자기 돌변하며 자신은 찍먹인데 왜 소스를 부었냐고 유본을 몰아붙인다. 

마 이사는 전형적인 나르시시스트 유형이다. 그는 타인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하면, 그 말에 상대의 마음이 편할지 불편한지 1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협박과 회유 사이를 오고 갈 뿐이다. 부먹과 찍먹을 결정할 때 유본이 의견을 구해도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는다. 그때그때 상황을 보고 상대방을 몰아세우거나 책망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마 이사가 관상을 볼 줄 안다며 유본이 객사하지는 않을 상이라고 읽어주었다. 유본이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며 거칠게 항의하자, 마 이사는 그냥 장난이라고 웃어넘긴다. 매사에 이런 식이다. 때로는 위협적인 표정으로 고함을 지르다가 때로는 장난스러운 표정을 했다가 상대가 종잡을 수 없게 한다. 이런 모습에 상대방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탈 수밖에 없다. 상대를 지배하려는 고도의 전략이다. 

자아(Ego)는 일관성을 가진 통일된 하나의 생각 체계이다. 나르시시스트는 상대방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논리적으로 믿고 있던 신념 체계를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고 혼란에 빠지게 해서 결국 자아를 서서히 무너트린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흐려지게 한다. 

나르시시스트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오로지 자기 이익을 위해 취사선택을 한다. 오늘의 적도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아부할 수 있고, 오늘의 친구도 자신에게 불리하면 바로 처단해야 할 적으로 대한다. 나르시시스트는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그곳을 콱 물고 절대 놓아주지 않는다. 상대방이 회사에서 승진을 간절히 원하거나 연봉에 목말라 있다면 그 부분을 정확히 알아차리고 놓치지 않는다. 

어떤 책에서는 나르시시스트와 함께 근무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충고한다. 모든 일어나는 일에 대해 증거를 수집하라. 이메일로 기록을 남겨라. 언제 돌변해서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고 공격해 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될 수 있다면 나르시시스트의 주변을 멀리 떠나라고 충고한다.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이런 나르시시스트와 함께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에 있을수록 자기 자신과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진정한 삶의 가치, 자신이 어떤 사람이지 분명히 알고 그것을 명확하게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르시시스트가 던진 독이 든 고깃덩어리를 덥석 물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자신도 모르게 독이 든 고기를 물고 피 흐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문해 보고 그 믿음에 따라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기름지고 맛있어 보이는 독이 든 고기를 알아차릴 수 있다. 

마 이사는 끈질기게 유본에게 자신의 라인으로 갈아타라고 요구했다. 마 이사는 신 전무가 토사구팽할 사람이라고 뒷담화를 하면서 한편으론 연봉도 올려주겠다고 했다. 유본은 고민하며 생각할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유느)님아, 부디 그 강을 건너지 마오!

[필자 소개]
나성재 코치는 알리바바, 모토로라솔루션 등 다국적 IT기업에서 다년간 근무하였고, 한국코치협회 코치이자, 현 CTP(Coaching To Purpose Company)의 대표이기도 하다. 또한 NLP 마스터로 로버트 딜츠와 스테판 길리건의 공동 저서인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 번역서를 출간했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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