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프레시웨이 로고
사진=CJ프레시웨이 로고

 

기업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제2의 도약을 꿈꾸기 때문이다. '급식시장'규제에 발이 묶인 국내 대형 급식업체들이 올 들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정거래위원회 급식 규제 탓에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성장세가 꺾이면서 글로벌 공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해석이다. 

급식시장 개방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미국, 이라크 등지로 진출국을 넓힐 예정이다. 멕시코 등 인프라 환경이 열악한 중남미에는 급식과 주거를 결합한 토털 서비스도 선보인다.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은 각각 베트남, 미국을 핵심 해외 거점으로 삼고 공격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급식업계 대표주자인 CJ프레시웨이의 반대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일찌감치 해외 사업에 뛰어든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쓴맛을 보고 해외 사업을 철수 한 바 있다. 이후 국내 사업에만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여타 기업들이 해외 진출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분위기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급식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 단체급식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해외에서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이는 신성장동력이 절실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다음달부터 현대건설이 수주한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공사 현장에 단체급식을 제공한다. 공사 현장에 있는 총 9개 식당 가운데 5개 식당을 운영, 하루 1만 식을 공급한다.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가 있는 해외 공사 현장인 점을 고려해 한식·일식·양식은 물론 아랍식·터키식·동남아시아식 총 6개 식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11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 현장 급식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쿠웨이트·중국(2013년), 멕시코(2016년), 사우디아라비아(2020년) 등 5개국에 진출했다.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과 대규모 국영공사 발주 공사 현장, 현지 기업 등을 공략해 해외 단체급식 경쟁력을 높여왔다. 지난해엔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급식시장 급변 속에 올해는 50곳인 해외 사업장을 70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매출 목표도 전년 대비 20% 늘어난 800억원대로 잡았다.

최근 단체급식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멕시코 리모트 사업이 대표적이다. 리모트는 사회 인프라망이 구축되지 않은 해외 건설 현장 등을 대상으로 단체급식과 함께 숙소, 보안, 세탁, 청소 등 주거 서비스를 토털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달부터 멕시코 타바스코주의 삼성엔지니어링 정유공장 건설 현장에서 단체급식과 함께 400실의 숙소·주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엔 베트남에 있는 홍콩계 의류기업 '스타패션'의 단체급식을 수주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중국과 베트남에서 총 3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전체 운영 사업장 66곳 가운데 56곳이 삼성 계열사가 아닌 외부 기업일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베트남의 마이크로소프트로 불리는 FPT소프트웨어 등이 고객사다.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2895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배경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9월 미국 우정청 구내식당 운영권 수주를 계기로 미국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 단체급식 기업 가운데 미국 공공기관 구내식당 운영권을 따낸 것은 아워홈이 처음이다. 아워홈은 중국에서 41곳, 베트남에서도 39곳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이처럼 급식업체들이 너도나도 해외 사업으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뛰어들 때 반면 CJ프레시웨이는 해외사업을 하나 둘 정리했다. 2020년 중국 급식서비스를 담당하는 법인의 지분을 처분했고 2012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진출한 베트남 사업도 현지의 높은 벽과 코로나19라는 악조건에 따라 체질 개선중이다.  CJ프레시웨이 해외 사업에 쓴맛을 보고 일찌감치 철수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CJ프레시웨이 글로벌 사업은 하는 족족 망했다. 현재 국내 시장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멀리 보면 다른 기업과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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