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 40대 1인 가구 정은석(가명)씨는 비대면 비즈니스 트렌드가 불편하기만 하다. 친숙하지 않은 근무환경도 있지만, 직장 동료간 연대감, 동료애 등이 사라지는 듯해서다. 정씨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화상회의, 메타버스 회의 등을 도입하면서 직원간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일이 없어졌다. 회식은 당연히 없다"며 "'꼰대' 소리 듣기 십상이지만, 동료들과 '사담'을 나누고 싶다"고 토로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디지털 환경으로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중장년 1인 가구로부터 고립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대면 금융채널, 키오스크, 화상회의, 메타버스 등이 어색하고 복잡해 어려워하는 것도 있지만, '대인 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급격한 비대면 환경으로의 전환이 불편하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정서적인 부분, 조직문화 부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누리꾼 A씨는 "코로나19 터지고 모든 게 비대면으로 전환되니까, 내 인간관계가 이렇게 얇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식 없는 삶, 주말 있는 삶이 되려 힘들게 느껴진다"고 글을 올렸다. 

B씨는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일부러 카카오톡이나 메신저를 이용하지 않고 (직원들과)전화로만 연락을 한다"고 전했다. 

C씨는 "회사 조직문화 담당인데, 비대면 상황에서 직원간 상호작용, 소속감, 공동체성을 유지하기란 정말 힘들다.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사회적 고립감, 직원간 갈등을 호소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급격한 비대면 환경으로의 전환은 사회적 고립감을 심화하고 있다. 특히 공동체주의에 익숙한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대인 관계 단절로 인한 피로감 호소가 짙어지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19 발생 전후 삶의 만족도와 사회통합 인식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우울감을 느끼는 정도는 2019년 2.71점에서 2021년 2.93점으로 커졌다. 특히 40·50대 남성의 우울감이 2.65점에서 3.10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최근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독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언택트로 대변되는 뉴노멀 시대 확산과 동시에 정서적 고립 부분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강한진 나음연구소 소장은 "뉴노멀 시대로의 급격한 전환이 중장년층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사회적 고립감이 커지면 우울감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 중장년은 심리상담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이를 홀로 감당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사회 취약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민선 숲과나눔 1인 가구 연구원은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 소통의 단절로 인한 고립, 우울 등이 확산하고 있다"며 "1인 가구는 심리적 건강에 취약한 집단이다. 집 밖에서의 사회적 활동이 위축되면 고립되기 쉽다. 비대면 상황에서도 심리사회적 네트워크가 끊어지지 않도록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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