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이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베일이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울진·삼척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믹스견 '베일'이가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3월 4일 발생한 울진·삼척 산불은 9일간 지속돼 산림 2만여 ha를 태우고 213시간 43분(3월 13일)이 돼서야 진화가 완료됐다. 매섭게 들끓던 대형 산불은 이재민을 발생시키고, 수많은 생명들을 앗아갔다.

사람들은 산불이 발생하자, 황급히 집을 떠나 대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m 남짓한 목줄에 한평생 묶여있던 시골 개들은 영문도 모른 채 주인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대형 불길은 남아있는 개들을 그대로 덮쳤다. 개들은 목줄에 묶여 불길을 피하지 못한 채 고통 속에서 눈을 감아야 했다.

울진 산불 상황과 산불 구조 현장에 출동한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의 모습./사진=뉴스1, 동물권행동 카라
울진 산불 상황과 산불 구조 현장에 출동한 동물권행동 카라 관계자의 모습./사진=뉴스1, 동물권행동 카라

이에 동물단체들이 구조지원에 나섰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산불 소식을 듣고 울진 현장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총 30마리의 동물을 구조했으며, 추가적으로 화상 입은 동물들의 치료지원과 동물 사료지원, 사망 동물들의 장례를 진행했다.

카라의 구조 활동으로 30마리의 동물들의 생명이 지켜지는 듯했지만,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한다. 바로 전염병 때문이다. 

털이 복슬복슬한 믹스견 형제 '케인'과 '베일'이도 이번 카라의 산불 구조활동에서 구조된 강아지다. 그저 사람이 좋아 엉덩이춤을 추며 두 발로 사람의 손길을 다툼하던 두 강아지는 이제 좋은 가족을 만나 남은 견생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카라에서 실시한 감염병 키트 검사 결과 파보 바이러스 양성이 나오고 말았다.

카라는 그 즉시 두 강아지를 입원시키고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케인이는 끝내 이틀을 버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다행히 베일이는 병을 이겨내고 현재는 건강을 되찾았다.

사람을 반기는 케인이의 생전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람을 반기는 케인이의 생전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카라 관계자는 "2~ 5개월의 예방접종이 안 된 강아지들이 보호소로 들어가는 건 참으로 위험한 일"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에서 볼 수 있듯, 바이러스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려워 면역을 갖춰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접촉 빈도를 줄어야 하는데 보호소, 특히 그곳에 입소된 어린 동물들은 이 두 가지 중요한 방역 대책 모두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라는 지난 9일 이번 산불에서 구조된 동물들의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입양 ON 펫숍 OFF 입양파티'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베일이는 사람을 좋아하고 똑똑하지만, 안타깝게도 믹스견, 대형견으로 예상되는 품종이라는 이유로 아직까지 입양신청서를 단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교가 많은 베일이는 추정나이 4개월의 수컷 강아지다. 중성화 수술은 되어있지 않으며, 몸무게는 7.4kg이다. 베일이의 입양 관련 문의처는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베일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베일이./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