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지 오늘의 적 됐나... 소송건 KT&G 협력사 죽이기 논란

사진=KT&G/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KT&G/디자인=안지호 기자

 

KT&G(사장 백복인)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두고 중소기업 죽이기 논란에 휩싸였다. 

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KT&G는 최근 릴 ODM사 이엠텍을 상대로 '특허권 이전 등록 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이엠텍이 특허를 출원한 전자담배 제조 기술이 KT&G와의 계약용역에 따른 개발 건이었기 때문에 소유권을 이전해야 한다는 게 KT&G 측 주장이다. 

◆KT&G "이엠텍이 권한 없이 전자담배 특허 등록했다" 

   이엠텍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 특허 신청" 

KT&G는 지난 2017년부터 이엠텍과 개발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KT&G 측은 2020년 2월 계약상 자사 소유 용역 결과물에 해당하는 특허를 이엠텍 측이 출원한 것을 인지하고 협의를 이어오다 소송을 제기했다고.

KT&G 관계자는 "이엠텍 측이 출원한 특허는 권한 없이 출원한 것"이라며 "해당 사실을 인지한 후 이엠텍과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했지만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내부에서는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송건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죽이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일부 그런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겠지만 별다른 입장을 말할게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KT&G 릴(lil)은 필립모리스'아이코스'를 제치고 전자담배 시장에서 1위를 할 만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왔다. KT&G가 지난 1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으며 순항 중인 이유도 담배 수출 증가와 국내외 궐련형 전자담배 부분의 성장이 함께 이어지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KT&G 입장에서는 소송을 해서라도 '특허권'에 대해 확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엠텍은 '독자 개발 기술'에 대해서만 특허를 출원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엠텍은 8일 공시를 통해 특허권 관련 이전 소송을 접수 받은 것은 맞지만, KT&G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최근 알려진 '이엠텍 자회사로 관련 특허를 넘겼다'는 내용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놨다.

KT&G와 이엠텍이 개발용역 계약을 맺은 2017년 이후와 문제된 시기 2020년 사이에 이엠텍이 이노아이티로 특허 권리를 넘긴 건은 2019~2020년 4건 이상으로 집계된다. 

이엠텍 측은 "기사화된 소송에 포함된 특허 또한 이엠텍 소유로 돼 있어 이엠텍의 자회사에 해당 특허를 넘겼다는 기사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만 특허를 출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엠텍 측은 "이엠텍은 고객사와의 우호적 협력관계를 지속 유지하기 위하여 향후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제기된 소송에 대해서는 성실히 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어제 동지 오늘의 '적'

실속 없는 소송(?) KT&G, 업체 쉽게 변경 못해 

전자담배 특허를 둘러싼 민감한 법적 공방이 시작됐지만 KT&G와 이엠텍의 용역 계약은 현재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T&G의 용역개발 비중이 높기 때문이 쉽게 업체를 바꾸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KT&G가 이엠텍과의 용역개발 비중은 약 50%로 알려져있다. 만약 소송에 골이 깊어질 경우 결국 업체 변경이 이뤄지는 부분에서 나온 얘기로 해석된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향후 전망도 대체로 밝은데 KT&G 측이 소송은 제기했지만 쉽사리 업체를 변경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17년 3597억원에서 지난해 1조8151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1조9527억원, 2025년엔 2조4667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담배 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의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수급불안에 대해 얘기가 나오지만 이미 다른 업체들로 다원화 돼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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