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10년째 자치 생활을 이어온 이사라(36. 학원 강사)씨는 얼마 전 24평에서 실평수 19평으로 줄여서 강남으로 이사했다. 이 씨는 "혼자 사는데 굳이 넓은 집이 필요하지 않았다"라며 "작은 규모지만 알차게 꾸며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 달에 대출 상환 이자만 100만원 가량 더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옳은 선택이라 믿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사는 초소형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입지 좋은 일부 원룸에 15억원을 넘긴 실거래가 잇따라 나온다. 이른바 돈 많은 1인 가구도 늘어난 셈이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트리마제' 전용면적 35㎡는 지난 4월 16억 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삼성힐스테이트 2차' 전용 40㎡도 지난해 7월 15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해당 평형의 현재 호가는 16억 5000만원까지 올랐다. 15억 원이 넘는 고가지만 내부는 방과 거실, 화장실을 하나씩 갖춘 1.5룸 구조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수요가 늘면서 강남권 초소형 아파트에까지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최근 서울시 내 1~2인 가구가 크게 늘고 이들의 소득 수준도 높아지면서 대출 금지선에 걸리는 15억짜리 초소형 아파트도 실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교수는 "혼자 살아도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면서 "일부 연예인들의 초호화 럭셔리 생활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1~2인 가구가 늘면서 서울시 내 전용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도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거래규모별 아파트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에서 매매 거래된 전용 40㎡ 이하 아파트는 1173건으로 전체 거래량(5545건)의 21.15%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일기간 서울시 초소형 아파트 매매 비중이 12.16%였던 점을 감안하면 거래절벽 상황에서도 전용 40㎡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증가했다. 

혼자 사는 1인 가구 역시 단순 원룸 형태의 규모보다는 도심형 생활주택을 선호하면서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KB부동산신탁은 서울시 마포구 백범로 일원에 '빌리브 디 에이블'을 분양 중이다. 지하 6층~지상 23층 규모에 전용 38~49㎡ 오피스텔 34실과 도시형생활주택 299가구로 구성되며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경의중앙선 서강대역 더블역세권이다.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일원에서는 일성건설이 '더 트루엘 마곡 HQ'를 이달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4층 전용 36~48㎡ 도시형생활주택 148가구, 전용 40~45㎡ 업무시설 20실 등으로 구성된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역세군 입지다.

한편 일각에서는 럭셔리 1인 가구라는  '극소수' 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고 중년층 이후부터 고용의 질과 근로능력 등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조사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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