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5월 5일 어린이날이죠? 그날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알게 됐어요. 꺼먹이가 이런 참혹한 일을 당했다는 것을. 어제도 너무 화가 났어요. 건강하고 멀쩡하던 이 길고양이가 목이 매달린 채 잔인하게 죽었어요. 저희가 지켜주지 못한 꺼먹이,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또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앞으로도 계속 싸워 나갈 겁니다." -15년차 캣맘(사건제보자)

지난 2일 서울시 은평구의 한 장소에는 고양이의 사진 앞에 조화와 사료가 놓여있다. 그리고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동물학대 강력처벌'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놓여있다. 시민들은 고양이를 추모하고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길고양이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상의 행복과 희망을 전하는 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는 지난 5월 초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일어난 길고양이(꺼먹이) 사건 제보를 받고 지난 2일 현장을 찾았다.

평범한 빌라 앞, 철조망이 가득 설치된 한 가정집이 보인다.

제보내용에 따르면 철조망이 설치된 집에는 70대 남성이 거주하고 있는데, 사건 당일 담벼락에 고양이가 목이 매달린 채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행인이 신고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동네주민 A씨는 "5월 5일 오전 11시쯤 이웃한테 연락이 왔다. 고양이가 (이 집 담벼락에) 죽어있었다고, 혹시 아냐고.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얼른 뛰어나가 봤더니 이미 고양이는 경찰들이 와서 사체를 가져갔다"면서 "그 아이(꺼먹이)를 굉장히 예뻐하고 입양까지 생각한 분이 계셨는데 막 울고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당시) 우리 남편이랑 그 집에 가봤더니 고양이가 매달려 있었다는 노끈이 밑으로 이렇게 끊어져서 내려와 있었다"면서 "그 끈은 집 안에서 고정된 뭔가에 의해서 매달려 있었고, 고양이는 경찰들이 와서 (줄) 중간을 끊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또 "(남편이) 사진을 찍고 있는데 담벼락 집주인분이 얼른 줄을 끄집어서 둘둘 말아서 자기네 쓰레기통인가 어딘가에 던져 놓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당 집에 살고 있는 남성분에 대해 혹시 아냐는 질문에 A씨는 "그때 처음 봤다. 주위분들 말에 의하면 CCTV를 자기네 집 대문 양쪽으로 설치해서 집안에서 볼 수 있게 해 놓고 누군가가 (집앞에) 차를 대거나 강아지가 변을 보거나 하면 불같이 뛰어나와서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면서 "남성은 60대 후반에서 70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견된 노끈과 70대 노인./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A씨는 경찰 수사에 대한 아쉬움도 들어냈다.

A씨는 "경찰들도 고양이가 그 집안에서 걸려서 줄이 넘어온 건데 그걸 보면서 무심히 줄을 끊어가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꺼먹이는 평소 지나가는 사람들도 간식을 줄 만큼 이쁨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어린 고양이나 암컷 고양이에게 먹을 것을 양보할정도로 신사 고양이었다고.

특히 동네에서는 꺼먹이 사건 외에도 의도적으로 고양이 사료에 약물을 첨가해 죽게하는 사건이 자주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작진은 사건 목격자와도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B씨가 찍은 꺼먹이 사진./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꺼먹이 사진./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꺼먹이를 입양할 예정이었다는 B씨는 "사건 당일 아침 가게를 오픈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많이 오더니 옆 가게 주인분이 고양이가 밧줄에 매달려 죽어있다고 그래서 설마설마하고 갔는데 꺼먹이가 맞았다"고 말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B씨에게 자주 찾아왔다는 꺼먹이를 입양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는 B씨. 이런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B씨는 "경찰분들이 증거가 없어서 수사를 못하는 걸로 들었다"면서 "그런데 의문인게 그집 벽에서(고양이를 묶은) 끈이 연결이 된 건 확실하지 않나. 어떻게 된일인지(경찰이 집주인에 대한) 경위조사라든지 적극성이 전혀 없다는 게 너무 놀랐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사진=유튜브 채널 임기자의 생생지락TV 화면 캡쳐

이날 참가자들은 동물학대 강력처벌과 애니멀폴리스 설립을 강력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꺼먹이의 부검 결과에 따라 70대 남성 집주인을 동물학대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이 많이 밀린 상태로, 꺼먹이의 부검 결과는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제작진은 직접 길고양이 꺼먹이 사건과 관련해 은평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담당 수사관과 통화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담당 형사는 "현재 수사중에 있다"면서 경찰수사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동물사건은 가뜩이나 민감한데 (사람사건과) 똑같이 취급해서 처리하지 그걸 소홀히 하거나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다고 해서 (수사를) 안 하거나 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은희 동물권시민연대RAY대표는 "대한민국에는 너무나 잔혹한 동물학대 사건이 많다"면서 "동물학대 강력처벌과 또 이러한 일이 있었을 적에 범죄자들을 강력하게 끝까지 추적해서 엄벌할 수 있는 애니멀홀리스 설립,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너무나 억울하고 고통스럽게 죽은 꺼먹이를 위한 추모집회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 출처: 유튜브 임기자의 생생지락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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