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책임론 '솔솔'

 

경기 파주지역 농협에서 수십억원 횡령 사건이 터진 지 이틀 만에 서울시 한 농협에서도 고객 돈을 빼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잇따라 횡령 소식이 끊이질 않자 내부 통제 시스템이 먹통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광진경찰서는 6월30일 중앙농협 구의역지점 직원 A씨를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고객 명의로 4500만원을 몰래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농협 지점을 방문한 피해자가 대출받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경찰에 10여 명을 상대로 20억원 상당의 대출금을 빼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경기 파주시 한 지역농협에서 횡령 사건이 발생한 지 단 이틀 만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파주 지역의 농협은 5년간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30대 직원 B씨를 수사해 달라고 파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B씨는 회계장부를 관리하면서 회삿돈 17억4000만원을 빼돌리는 등 횡령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B씨가 다년간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미뤄 횡령 규모가 최대 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경기 광주지역 한 농협에서는 자금출납 업무를 맡았던 30대 C씨가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C씨는 주식 투자와 스포츠 도박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경남 창녕의 한 지역농협 간부급 직원이 내부 전산시스템을 조작해 고객 돈 9800만원 상당을 횡령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또 4월에는 경남 진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근무하던 과장급 직원이 2년여에 걸쳐 농민 돈 5800여만원을 빼돌린 정황도 드러났다.

상황이 불거지자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장기간 방치된 데 따른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렇게 자주 횡령건이 터진다는 것은 이미 내부에서도 손 놨다고 밖에 볼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잇따라 터지는 횡령에 대해 노조 측은 구조적인 문제라기보다 개인 일탈로 보고 관련 사항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지금 수면에 올라온 횡령은 권력에 의한 횡령이라기보다 직원 개인의 일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영진 책임론과 같이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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