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선 일본 전문 칼럼니스트
정희선 일본 전문 칼럼니스트

최근 적극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여 더욱 액티브한 생활을 실천하는 고령자가 늘고 있다. e스포츠에 몰두하는 시니어, 스마트폰 앱을 업무에 활용하는 시니어, 스마트 기기로 신체 기능을 보조하는 시니어어 등. 인생의 선택지를 넓히고자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시니어'가 등장하고 있다. 

고베시에 2020년 7월, 일본 최초의 시니어 전용 e 스포츠 시설인 ISR e-Sports가 선보였다. 회원은 모두 60세 이상으로 문을 연지 2년만에 등록 회원이 150명으로 늘었다. 6개 좌석이 매일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이다. 이 곳에서는 게임 전 준비 운동, 플레이 시간 90분, 게임 후 휴식 시간30분이라는 룰을 정하고 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몸과 머리를 움직여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곳으로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룰이다. 게임 뿐만 아니라 게임 후 가지는 커피 타임도 회원들에게 인기다.

이 곳에 참가한 한 시니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모임에 가면 건강 혹은 손자 이야기 밖에 안 하지만 여기에서는 모두 게임 이야기만해서 좋다. 사는 곳도 가족 구성도 모르지만 그냥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이 시간이 즐겁다"고 전한다. 무릎이 아프거나 걷기가 불편한 시니어도 게임은 가능하다는 점도 e스포츠가 인기를 끄는 요인의 하나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e스포츠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이 중에는 프로 선수를 목표로 하는 게이머도 있다.  2021년 9월 결성된 한 프로 e 스포츠팀에는 총 13명이 소속되어 있는데, 평균연령이 68세이다. 퇴직후 몸과 머리를 사용하고 싶다는 사람, 원래 게임이 너무 좋았다는 사람 등 프로 게이머를 목표로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S2라는 회사는 실버 e 스포츠 시장이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 보고 선제적으로 팀을 결성 및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시니어 중에는 PC를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PC를 계속 활용해 온 사람들이 시니어가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게임을 하는 시니어도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며 관계자는 TV 도쿄와의 인터뷰에서 프로팀을 운영하는 배경에 관해 전한다.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프로 못지 않은 기술로 개인 주택의 정원을 관리해주는 'SLF 가든 서포트'에는 정년 퇴직을 한 고령 멤버 39명이 프리랜서로 소속되어 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72세. 웹에서 근무 가능한 일정을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업무를 매칭할 수 있으며, 업무 관리도 전부 앱으로 진행한다. 현장의 지면이나 작업 일정 등의 공유도 앱 상에서 완결된다. 

현역시절에는 방사선 분석기의 관리 기사였던 한 멤버는 5년 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은퇴하기 전 직장에서는 주로 메일이나 전화를 이용해 업무를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사용, 업무 효율성이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전한다. 

앱 시스템의 도입 초기에는 다운로드조차 못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멤버들간에 서로 서로 가르쳐 가며 조작에 익숙해졌다. 지금은 거의 전원이 스마트폰을 업무에 사용하고 있으며 디지털에 대한 의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그 동안 개최하던 정례회의도 비디오 회의인 줌으로 대체하였다. 

스마트한 보조기구를 활용하는 시니어들도 늘고 있다. 오랜 기간 근무한 의료기관에서 약의 효과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한 고령자는 최근 수년 간 회의에서 상대방의 질문이 잘 안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이후 그녀는 쇠퇴하는 청력을 보충하기 위해 스마트 보청기를 활용하고 있다. 기존 제품과 다른 점은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들리는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리를 감지하면 화면을 탭하여 진행하는 간단한 청각 테스트도 5분만에 완료되기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주위 소리를 수치화하여 이용자가 난청을 진행시키는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고 있으면 경고를 보내주기도 한다. 이전에는 50만엔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월 4900엔의 서브스크립션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매료되어 스마트 보청기로 바꾸었다. 젊은 사람들이 쓰는 와이어리스 이어폰 같은 느낌이어서 보청기를 쓴다는 느낌이 안 들고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기분도 든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접함으로써 젊은 시절에는 못 했던 일을 가능하게 하고 삶의 만족도와 성취감을 높이는 고령자를 스마트 시니어라고 규정한다. 스마트 시니어들은 새로운 기기와 기술을 접하고 배우는 과정에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더불어 나이가 들면서 신체나 인지 기능이 약해지는 것도 예방한다. 기술은 스마트 시니어 세대가 건강을 유지하고 사회에 참가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위 글은 외부 기고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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