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농심/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 농심/디자인=안지호 기자

[요약]

·농심은 오는 9월 15일 이후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가격 조정 이유는 밀가루, 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건비 등 경영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다. 

·농심은 장기간 원가 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수익성 악화로 가격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검증 대상]

·농심의 라면 가격 인상 배경 설명. 

·농심 관계자는 "라면과 스낵 가격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원가인상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2분기 국내에서 적자를 기록할 만큼 가격조정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검증 방법]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재무제표 분석

·올 상반기 원자재 가격 동향(유엔 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가격지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국제곡물 가격 변동 요인 분석 보고서)

[검증 내용]

◇라면 원자재 가격 인상

농심은 가격 인상 원인으로 밀가루, 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건비 등 경영비용 상승에 다른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올 상반기 기준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밀가루 가격은 지난해 1메트릭톤(MT)당 258달러에서 365달러로 급등했다. 라면을 튀기는 팜유도 1110달러에서 1554달러로 올랐다.

표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표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밀을 포함한 국제 곡물가격지수는 올 1월 140.6포인트, 2월 145.3포인트, 3월 170.1포인트, 4월 169.7포인트, 5월 173.5포인트, 6월 166.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동기간 125~133포인트에 머물렀다. 

팜유를 비롯한 유지류가격지수는 올 1월 185.9포인트, 2월 201.7포인트, 3월 251.8포인트, 4월 237.5포인트, 5월 229.2포인트, 6월 211.8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동기간 138.9~174.9포인트 사이를 오갔다.

따라서 라면을 만드는 핵심 원자재인 밀가루, 팜유 가격 급등은 사실이다. 물류비, 인건비 등 경영비용 역시 공통적으로 올랐다.

표 = 농림축산식품부
표 = 농림축산식품부

◇원자재 가격 급등, 라면 가격 인상 요인인가

동일한 상황에서 농심을 제외한, 오뚜기·삼양식품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은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562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7% 증가하며 호조세를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75%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해외법인을 제외하면 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오뚜기는 연결 기준 매출액 7893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32% 증가했다. 

삼양식품도 매출액 2553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으로 각각 73%, 92% 성장했다. 

라면 3사 모두 동일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받았지만 농심만 적자를 기록했다. 

인포그래픽 = 1코노미뉴스
인포그래픽 = 1코노미뉴스

◇라면 매출 비중 차이

농심은 라면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 타사와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매출액 중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농심 79%, 오뚜기 25%, 삼양식품 98%다. 

라면 비중만 놓고 보면 삼양 > 농심 > 오뚜기 순이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차이는 수출 비중이다. 농심 라면은 수출 비중이 7%에 불과한데 삼양식품은 70%에 이른다. 

국내에 주력하는 농심이 밀가루, 팜유 가격 급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 경영전략 실패, 소비자 전가 맞나

라면 3사를 비교해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해외 진출 전략에서 차이가 있다.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국내 라면 시장에만 집중한 농심의 경영전략이 영업손실로 이어진 셈이다. 

따라서 소비자 물가에 민감한 라면 가격을 인상해 그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비난이 제기된다. 

농심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 표 = 금융감독원
농심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 표 = 금융감독원

무엇보다 농심의 2분기 재무제표를 보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라면가격을 인상한다는 설명은 명분이 부족하다. 

농심의 2분기 매출총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나 늘었다. 판매관리비가 17%나 증가한 1371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의 경우 오히려 전년 동기보다 40%나 늘렸다. 인건비는 단 2.8% 증가했다.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농심은 오히려 마케팅비를 늘렸다. 고정비 절감으로 이익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경영효율화 노력도 부족했다. 

농심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 판매관리비 내역./표 = 금융감독원
농심의 2022년 2분기 연결 기준 경영실적 판매관리비 내역./표 = 금융감독원

[검증 결과]

라면은 서민식품을 대표하며 1인 가구의 상당수가 즐겨먹는 제품이다. 농심은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기업으로 이번 라면 가격 인상이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농심의 주장처럼 올 상반기 원자재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타사와 비교하면 영업전략의 차이가 경영성적을 갈랐다고 볼 수 있다. 또 가격 인상률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따라서 라면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한 농심의 설명은 '절반의 사실'로 판정한다. 

[출처]

"신라면 너마저.." 농심, 추석 이후 라면·스낵 가격 인상(2022.08.24 이데일리)

'적자충격' 농심, 신라면 가격 또 올린다(2022.08.24 아시아경제)

농심 라면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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