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진 기자
백혜진 기자

한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고령의 운전자가 차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8시20분쯤 경남 김해시 외동에 있는 아파트단지 주차장에서 80대 남성 A씨가 몰던 SUV차량이 주차돼있던 차량 7대를 연달아 추돌했다. 출동한 경찰은 A씨가 음주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까지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 미숙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에 대해서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12일 시장 골목을 지나던 60대 할머니와 18개월 어린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운전자는 80대 노인으로 고령 운전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 운전자는 경찰조사에서 차선 변경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령 운전은 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내는 접촉 사고, 엑셀레이터를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아 큰 사고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균 70세를 전후해 변곡점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시작하고, 위기 발생 시  대응하는 반응 시간도 젊은 층 보다 느려질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젊은 사람이 보통 120도 정도 나오는 시야각 역시 절반 수준으로 좁혀진다. 이러다보니 갑자기 끼어드는 차가 발생하는 위기사항에 대응하기란 쉽지 않다. 

미래학자 애덤 한프트는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를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증후군'으로 불렀다.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서 주인공인 71세의 데이지가 부주의로 차 사고를 낸 것에서 착안한 것이다. 애덤 한프트는 2000년 초반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미래에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80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사망자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계부처가 3년 전부터 나서서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요건을 강화했지만 잇따른 사고를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문제는 앞으로도 노인 인구는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운전은 본인은 물론 타인의 생명도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다른 일부 국가처럼 80세가 되면 자동 면허를 말소시켜야 한다고 주장까지 제기됐다. 

말소까지가 어렵다면 하루빨리 '고령 운전 표기'가 이뤄져야 한다. 관련 부처는 통일된 표지를 만들어 주변 운전자에게 배려와 양보를 유도하고 고령 운전 사망 사고를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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