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혼인율 감소 원인이 '1인 가구 증가 탓'이라는 분석은 억측이란 주장이 나왔다. 

비혼인구 확대와 부모 동거 형태 간 관계 분석 결과 혼자 사는 것과 결혼 의향은 통계적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주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3일 개최한 제28회 인구포럼에서 나왔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에 대한 발표를 통해 비혼인구의 확대와 비혼성인의 특성에 대해 분석했다. 

발표 자료를 보면 결혼을 하지 않은 성인의 47.9%는 부모와 동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혼자의 경우 1.2%만이 부모와 동거 중이다. 

연령별 비혼자의 비동거 비중은 ▲19~24세는 22.3% ▲25~29세 38.9% ▲30~34세 49.7% ▲35~39세 51.5% ▲40~44세 51.6% ▲45~49세 50.7%로 나타났다. 

비혼자의 경우 나이를 먹을수록 부모와 따로 떨어져 사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경제적 상황과 연관성이 있다. 

주거 독립 계기도 기혼자는 결혼, 학교, 직장, 독립 순인데 반해 비혼자는 학교, 직장, 독립, 집안사정 순으로 조사됐다. 

비혼자는 학교와 직장이 아니라면 부모 집을 떠날 계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부모와의 동거 여부와 세대 간 자원 이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최 부연구위원은 "우리사회는 결혼 전에 주거독립이 규범적으로 강요되지 않는다. 이에 비혼인 성인의 부모동거 비율이 높다"며 "결혼 의향 자체는 부모와 동거여부와 통계적으로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성인 비혼자 중 부모와 함께 살지 않는 비중은 35.9%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 '미혼남녀의 결혼과 출산 인식 차이'에 대해 발표한 임지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청년층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결혼율 감소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또 '취업은 필수 결혼은 선택',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결혼은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럭셔리 아이템' 등 달라진 청년층의 인식을 소개했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그 선택을 둘러싼 여러 요소의 무게를 두고 30·40대의 판단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즉 '혼자 사는 삶이 좋아서', '혼자 살고 싶어서'보다는 '가족 제도에 대한 거부감', '경제적 부담감',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부담' 등이 더 큰 장벽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3일 제28회 인구포럼을 개최했다./사진 = 1코노미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3일 제28회 인구포럼을 개최했다./사진 = 1코노미뉴스

임 전문연구원은 "결혼을 결정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본인의 경제적 여건, 직장, 안정된 주거, 공평한 가사분담 등이 꼽힌다"며 "이는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전통적 가치관 집단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은 1인 가구 시대에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큰 틀에서 개인의 삶이 안정화되면, 결혼의사도 높아질 수 있어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분석한 '2022년 1인 가구 보고서'에서도 경제적으로 상위 10%인 '리치 싱글'은 절반 이상(50.5%)이 결혼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대비(41.0%) 높은 수치다. 이들은 안정적인 가정을 꾸리고 심리적 안정감을 얹고자 결혼을 꿈꾸는 것으로 조사됐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분석한 '2022년 1인 가구 보고서'./사진 =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분석한 '2022년 1인 가구 보고서'./사진 =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한유화 1인 가구 칼럼니스트는 "점점 많은 청년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지켜내는 방식으로 삶을 꾸려가고 있다. 결혼한 커플들도 전통적인 성 역할과 의무에서 탈피해 자신들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간다"며 "결혼 vs 혼삶의 이분법을 벗어나는 추세다. 결혼을 강요하기보다는 1인 가구로서의 삶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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