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다정 
사진=이다정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1인 가구 이다정= 우여곡절 끝에 다시 둥지를 튼 곳, 이슬링턴. 어쩔 수 없이 이사를 오면서 나의 워홀인생의 반 이상을 산 곳을 떠나야 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새로운 나의 동네 아치웨이는 더 평화롭고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 많아 바쁜 일상들 속에서 쉼표를 찍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이곳에 온다면 꼭 들렸으면 하는 힐링 장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스무 살부터 다양한 나라들의 시티에서의 삶을 선택했다. 좋아했다기보다는 직업 특성상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항상 바쁜 패션 산업에서 일하다 보니 속세와 떠나고 싶을 때가 많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에 대한 감사함이 커지고 많은 위로를 받게 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워터로우공원./ 사진=이다정 
워터로우공원./ 사진=이다정 

 

첫 번째 장소는 워터로우공원이다. 워터로우공원은 런던 북부의 하이게이트 마을 남동쪽에 있는 공원으로. 1889년 시드니 워터로우 경우 '정원 없는 사람들을 위한 정원'으로 대중에게 공개했다고 한다. 런던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하이게이트 로드의 입구가 있는 워터로우 공원을 가는 길에는 런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경이 펼쳐진다. 나의 런던의 삶의 최애 공원 햄스테드 히스보다 더 애정 하게 된 동네 공원이다. 가장 큰 이유는 관광객보다는 지역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매우 한적하고, 공원 내에 있는 로더데일 (Lauderdale House) 옆에 탁 트인 언덕 때문이다. 

날이 좋은 날에 피크닉을 하는 날이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덤으로 로더데일 하우스는 유서 깊은 주택으로 현재 카페와 함께 아트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어 예술과 자연을 모두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두 번째 장소는 하이게이트우드다. 하이게이트우드는 워터로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고대 삼림 지대다. 하이게이트는 우드는 원래 런던, 하트퍼드셔 및 에섹스 대부분을 덮고 도메스데이 북에 언급된 고대 미들섹스 숲의 일부였다고 한다. 

하이게이트우드./ 사진=이다정 
하이게이트우드./ 사진=이다정 

 

게이트 입구의 시작부터 반 정도 이상 울타리가 설치되어있는데 야생동물들 보호 차원이라고 한다. 특히 하이게이트 우드에는 아기부엉이가 살고 있다고 한다. 필자에게 런던의 삶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산이 없다는 것이다. 산을 좋아하는 필자는 오로지 등산을 하기 위해 5시간에 걸려 웨일스를 다녀왔고 지난 생일에는 친구들이 2시간에 걸려 에핑 포레스트에 데리고 가주었다. 긴 여정을 갈 필요 없이 하이게이트우드는 한국의 산에 있는 듯한 기분을 내게 해준다. 한국에서 동네 뒷산을 걸어 다니는 기분인데 평지라 가볍게 산책하기도 좋다. 

하이게이트 우드/ 사진=이다정 
하이게이트 우드/ 사진=이다정 

 

이곳에 데려가 준 필자의 친구는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하이게이트 우드에 자주 데리고 와주셨고 그 후로 생각이 많을 때 자주 찾는 곳이라고 했다. 하이게이트우드에는 사랑스러운 반려견과 함께 조깅하는 분들도 많다. 이 넓게 펼쳐진 들판은 마치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빅토리안 하우스(카페)가 있는데, 4시까지 운영한다.  

 

세번째 장소는 하이게이트 도서관이다. 하이게이트 역과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빅토리안 하우스 같은 형태의 도서관이다.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 내부에 있고, 일반 도서관 섹션도 있는데, 컴퓨터 두 개, 큰 테이블 하나, 다양한 서적들이 알차게 갖춰져 있다. 모든 것이 일찍 닫기로 유명한 런던이지만 이 도서관도 영국도서관처럼 오후 8시까지 개방하여, 카페 가기 애매한 시간에 개인 작업하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하이게이트 도서관./ 사진=이다정 
하이게이트 도서관./ 사진=이다정 

 

이 도서관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피아노가 구비되어있다는 것이다. 처음 방문했을 당시 피아노를 보고 의아했는데, 헤드셋이 연결되어 있어 누구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피아노를 연습하거나 연주를 즐길 수 있다.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이외에도 하이게이트는 워낙 정 있고 맛좋은 로컬 카페들이 즐비해 있는 곳이라, 브런치를 먹고 산책하기도 좋은 장소다. 한적하고 조금 더 영국스럽다. 영국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아치웨이-하이게이트 방문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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