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한쪽에 마련한 홈트레이닝 기구 및 스트레칭 장면./ 사진=신락균 
방 한쪽에 마련한 홈트레이닝 기구 및 스트레칭 장면./ 사진=신락균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1인 가구 신락균= 겨울의 영국은 여름과 달리 해가 많이 짧아진다. 런던의 경우 오후 4시만 되어도 해가 져서 어둑해지고 영국 북쪽으로 올라가면 3시 반 정도에 해가 저물기 때문에 딱히 뭔가 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벌써 날이 어두워져 있다. 간혹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 날에 우연히 어두워진 밖을 보면 ‘오늘 하루 뭐 했지?’ 하는 생각이 들며 자괴감이 들곤 한다. 날이 짧아진 것도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만큼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야외 활동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여름에는 밤 9시까지 해가 떠 있어서 상대적으로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것에 비하면 겨울이 우리에게 주는 시간은 똑같은 24시간일지라도 너무나도 짧게 느껴진다.

지난 1년간은 하루의 대부분을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내다 보니 자세도 흐트러지고, 허리도 몹시 아프고 몸이 전체적으로 찌뿌둥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혼자서 유튜브를 보면서 홈트레이닝을 하려는 시도를 몇 번 해보았지만 의지가 부족하여 얼마 가지 못했다. 고작해야 스트레칭 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던 어느 날 필라테스 강사에게 건강 체크를 받아봤는데 자세는 물론 간과 신장이 좋지 않고 전체적으로 몸에 독소가 많다는 말을 들었다.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은 것도 아니라 속으로는 반신반의 했지만 최근 들어 부쩍 피로한 느낌이 들어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맘을 먹게됐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으나 지난 주말에 급성 신장 결석으로 새벽에 응급실을 다녀오는 상황을 겪으니 그때 강사님께서 말씀해주신 내용이 생각이 나면서 유학을 시작한 1년 전부터 나의 생활 및 운동 패턴 그리고 식습관까지도 처음부터 되돌아보게 됐다. 생활비를 아낀다고 식사를 부실하게 한 적이 많았고, 군것질을 많이 하고 물보다는 음료수나 차, 커피를 많이 마셨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기는 했으나 운동을 하는 시간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등록금이 비싼 영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라면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월세는 줄일 수 없고, 그나마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분야가 문화생활과 식생활 정도이다. 필자의 경우 석사과정을 하는 1년간은 문화생활을 거의 하지 않았고, 식생활 역시 저렴한 음식 위주로 하게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번 응급실에 다녀온 경험을 계기로 생활비가 더 들어가더라도 건강을 무엇보다도 우선으로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한국에 있을 때도 잦은 컴퓨터 사용과 이로 인한 구부정한 자세로 인해 어깨와 목 주변이 좋지 않아 요가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했었고 많은 교정 효과를 보았던 적이 있어서 영국에 가서도 운동을 이어서 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실제로 작년에 영국에 도착해서도 여러 곳을 알아보았으나 한국과 달리 회당 레슨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했었다. 그러나 응급실에 실려 갔던 일을 계기로 건강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지난 번 필자의 건강을 체크해주신 강사님에게 연락해 필라테스 그룹 레슨을 등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레슨 당일, 시작 시간보다 약간 먼저 도착해서 등록 서류를 작성하고 선생님께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사진 촬영을 한 뒤 간단한 체형 분석을 해 주셨다. 분석 결과는 전반적으로 몸이 약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필자 역시 본인이 알고 있는 체형의 특징을 말씀드렸다. 나아가 선생님께서는 운동할 때 목표가 있어야 한다면서 목표가 무엇인지 물어보시기에 굽어 있는 허리와 틀어진 골반을 교정하고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다른 회원들 역시 등록 및 목표 확인을 한 뒤 본격적으로 운동에 들어갔다. 첫날이라 그런지 힘든 운동은 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몸을 풀고 개인의 체형과 현재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을 진행했다. 예전에 한국에서 레슨받았던 기억을 더듬으면서 큰 무리 없이 첫날 수업을 마쳤다. 선생님께서는 다음 주부터는 강도가 조금씩 높아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꾸준히 한다면 효과를 분명히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한 시간가량 이어진 수업을 마친 뒤 선생님께서 다과를 준비해 주셨고 회원들과 차 한 잔 마시면서 우리 몸과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수업을 받는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걸쳐서 몸 상태가 좋아지는 사례를 많이 보았다면서 우리들에게도 꾸준한 운동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주셨다. 레슨을 마치고 나오면서 같이 하는 회원들과도 중간에 그만두지 말고 꾸준히 같이 열심히 하자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저녁 6시 30분에 레슨을 시작했는데 집에 돌아오니 벌써 9시가 넘어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방구석에 박혀 있던 매트와 운동기구를 다시 꺼냈다. 외국에 혼자 살면서 절실히 느끼는 것이 있다면 자기 몸은 자기가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 어느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운동을 소홀히 하지 말고 꾸준히 하리라 마음먹었다. 혼자 살면 아무래도 꾸준히 할 동기를 잃어버리기가 쉽다. 개인적으로는 외국어 공부를 취미로 하고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외국어 공부를 하는데 이 역시 혼자서 하니 동기도 잃어버리게 되고 흥미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경우 목표를 다시 상기시키거나 같이 공부를 할 사람을 찾으면 많이 도움이 되었는데, 운동 역시 같이 운동하는 사람이 있으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꾸준히 이어 나갈 수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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