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상 흑자 절정기 40대, 실직 타격 커
"중년층, 노년층 이행 시 생길 문제 고려해야"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40대가 지난 5년간 심각한 고용한파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1인 가구 경제 빈곤 문제가 향후 고령화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정부의 제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은 물론 당장 상반기 고용 전망에서도 개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2017~2022년 세대별 고용지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유일하게 40대만 고용률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5년간 증감을 보면 15~29세는 4.5%포인트, 30대는 2.0%포인트, 50대 1.8%포인트, 60세 이상 4.6%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40대만 1.3%포인트 줄었다. 

취업자 수로 보면 동기간 동안 전체 취업자 수는 2017년 2672만5000명에서 2022년 2808만9000명으로 136만4000명 늘었다. 그러나 40대 취업자 수는 678만3000명에서 631만4000명으로 46만9000명 감소했다.

표 = 전경련
표 = 전경련

'경제 허리'로 불리는 40대만 고용한파를 겪은 셈이다. 

심지어 명예·조기퇴직·정리해고 등으로 인한 40대 비자발적 퇴직자 수는 17만7000명이나 됐다. 40대 전체 퇴직자(38만8000명) 중 45.6%나 된다. 절반가량이 비자발적 이유로 일자리를 잃었다. 

갑작스러운 퇴직을 겪은 40대 1인 가구라면 경제적 타격은 한층 심각하다. 소비 위축, 경제 빈곤, 정서적 우울감 등으로 인한 고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장년 1인 가구의 고립, 고독사 등은 떠오르는 사회적 문제다. 

지난해 퇴직한 40대 1인 가구 김형근(가명, 45)씨는 "트럭 부품 수입·판매업을 하다가 일감이 줄면서 정리해고 당했다. 한 7년은 일한 곳인데 이렇게 잘릴 줄 전혀 몰랐다"며 "충격에 한참을 일도 못 구하고 있었다. 지금도 퇴직금과 실업급여로 간신히 살고 있다. 노후 준비 같은 건 생각도 못 한다"고 전했다. 

고용한파로 40대 1인 가구의 삶이 궁핍해졌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올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서도 우울한 소식이 가득하다.

40대 비중이 높은 도소매·제조·건설업 등의 상반기 일자리 전망이 밝지 못해서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발표한 올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을 보면 올해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한 제조업 생산 위축, 섬유업 생산 감소, 자동차 업종 내수 불안, 건설 수주량 감소 등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 업종에서 전년 상반기와 비슷한 고용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용한파가 계속될 것이란 의미다. 

여기에 고용노동부가 지난 30일 발표한 '제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에도 40대 살리기는 담기지 않았다. 

제5차 고용정책 기본계획은 ▲청년·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을 지원 확대 ▲사업·인구구조 전환 등 미래 대응체계 구축 ▲인력 수급 미스매치 해소 ▲현금 지원 대신 서비스 중심의 노동시장 참여 촉진형 고용 안전망 구축 ▲직접 일자리 제공 대신 민관 협업 노동시장 정책 강화 등 5가지가 핵심이다. 

중장년 1인 가구 지원 강화는 없어, 40대가 겪는 고용지원정책 사각지대 해소는 불가능해 보인다.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올해 금융, 건설, 제조업 등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불면서 40대 중장년층 일자리가 더욱 위협받고 있는데, 고용 경직성이 높은 우리나라 노동 시장에서는 중장년층 재취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세제 지원 강화, 규제 완화 등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1인 가구 전문가들은 40대 고용 불안을 한층 심각하게 바라본다. 40대에 겪는 경제 빈곤이 노후 준비 부족으로 인한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이전계정 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생애주기는 26세까지 적자를 보이다가 27세부터 흑자 진입을 시작해 42세에 정점을 기록한다. 이후 흑자폭이 빠르게 줄면서 61세부터 다시 적자에 진입한다. 

따라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40대에 60대 이후 사용할 돈을 모아야 한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노후 준비 수준은 아직까지도 부족한 상황이다. 40세 이상부터 64세까지 1인 가구가 252만명을 넘는다. 10년 뒤 중년층이 노년층으로 이행될 경우 생길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며 "노후 빈곤이 고립, 질병, 생활의 질 하락을 불러올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정책에서 사각지대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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