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사진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300조원 규모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따라 안타까움을 빚어낸 의대 입시 쏠림현상도 다소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국가첨단산업·국가첨단산업벨트 육성전략을 발표했다. 2042년까지 경기도 용인을 중심으로 반도체 제조공장 5개와 반도체 설계 및 소재·부품·장비 기업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기흥·화성·평택·이천 등 반도체 생산단지, 경기도 일대 소부장기업, 팹리스 밸리인 판교 등이 연계되면서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만들어진다. 

이를 주도하는 것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직간접 생산유발만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의 효과가 기대된다. 

반도체 관련 대규모 인재 채용이 예상되면서 관련 인력 육성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국내 대학교와 손잡고 반도체 인재를 육성 중이다. 시스템 반도체 기업 LX세미콘은 지난 14일 연세대학교와 반도체 인재 육성 협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도 지방 소대 대학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등 지역 인재 양성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서강대학교에 시스템반도체공학과를 신설해 4년간 학비 전액 지원과 졸업 후 자사 전문인력으로 취업을 연계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2019년부터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논의해 온 서울대학교도 2024년부터는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을 신설할 계획이다. 

반도체는 인력 대란을 겪고 있다. 필요 인력 수요는 연간 1500~1600명인데 반해,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은 연간 약 650명 수준이다. 입학만 하면 채용이 보장되는 셈이다. 

2023년도 주요 대학 반도체학과 수시충원 현황./ 사진 = 종로학원
2023년도 주요 대학 반도체학과 수시충원 현황./ 사진 = 종로학원

그런데 대학가에서는 의대 쏠림이 심각하다. 반도체 학과가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1차 합격자 전원이 등록을 포기한 바 있다. 

학원가에서는 대규모 반도체 투자와 정부 지원에도 의대 초강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이공계 학생들이 동시에 합격했을 경우에 대부분 의·약학 계열을 선택한다"며 "반도체 계약학과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동시에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시도도 있다. 당분간은 단순히 취업이 보장된다는 반도체쪽보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의대쪽으로 쏠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도체 관련 학과 신설로 모집 정원이 대폭 늘어 학생들이 몰리면서 입시 진입 장벽은 점차 내려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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