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로드뷰 사진 캡쳐, 기업은행
사진=네이버 로드뷰 사진 캡쳐, 기업은행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김성태 행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횡령 사고가 터졌다.  취임 행보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행장은 취임 당시 '튼튼한 은행'과 '반듯한 금융'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강조한 바 있다. 

김 행장은  지난 1월 3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복합 위기와 불확실한 상황에 놓여있다"며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과 혁신성장을 도모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고객과 사회 그리고 직원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보다 '가치 있는 금융' 실현하자"고 말했다.

이를 위한 두 가지 키워드로 '튼튼한 은행'과 '반듯한 금융'을 꼽았다.

'반듯한 금융'을 위해서는 '고객과의 신뢰'를 지키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IBK의 역할도 확대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체계를 완성하고 철저한 내부통제로 금융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김 행장의 고객과의 신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종로구의 한 영업점에서 직원이 고객 돈 수억 원을 횡령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만 1억 9000만 원으로, 조사 결과에 따라 금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직원은 국내 업체가 해외 업체로 송금하는 돈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가 보내는 납품 대금 같은 것을 중간에서 취소해 본인 계좌로 보내는 방식으로 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돈을 받지 못한 해외 업체가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기업은행은 직원이 개입된 이상 거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업은행은 인근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뒤 현재 해당 직원과 횡령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검사 중이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등에 이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도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며 "추가적인 피해가 없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해서 앞으로 발생하는 금융사고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수차례 횡령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조직 강화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뢰 부분이 많이 훼손됐다는 평가다.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태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일침을 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횡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태 심각성을 알고 있고 윗선에 보고 드린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은행 횡령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에서는 2019년 3명이 24억 원, 지난해엔 4명이 1억 6천만 원을 빼돌리는 등 약 10건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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