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 매일 같은 시각 배달된 우유를 꺼내가던 독거노인 A씨가 하루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웃집 주민 B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 집의 초인종을 눌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B씨는 관공서에 이 사실을 알렸고 방 한 가운데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우유 배달기사 C씨는 며칠 전 배달한 우유가 여전히 미개봉 상태로 남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C씨는 곧바로 관공서에 이를 신고했고 관공서는 C씨의 신고로 고독사한 노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C씨는 "고독사를 방지하지는 못했지만 돌아가신 걸 최대한 빨리 발견해 가시는 길을 살펴드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령 1인 가구(독거노인)가 증가하면서 고독사 예방ㆍ및 관리에 대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AI돌봄 서비스 등 고령 1인 가구와 고독사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알지 못하거나 거주 중인 지자체에 돌봄 서비스가 마련되지 않은 독거노인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3378에 달한다. 고독사 사망자는 2017년 2412명에서 ▲2018년 3048명 ▲2019년 2949명 ▲2020년 3279명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노인 인구의 비율은 18.5%로 950만명에 달한다. 더해 전체 노인 인구 중 36.1%가 1인 가구로 집계되면서 고독사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고독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의 역할 또한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민간단체가 사각지대 해소에 한 축이 되고 잇다. 

◇'우유안부 캠페인'…배달한 우유가 남아있으면 위험 신호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매일유업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매일유업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이 진행 중인 우유안부 캠페인이 그 예시다.

우유안부는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주택에 쌓인 우유의 갯수에 따라 ▲양호 ▲주의 ▲위험 등급으로 구분해 위험 여부를 파악하는 캠페인이다.

매일유업 배달기사들은 우유를 배달하며 미개봉 우유가 남아있는지를 살피고 우유가 남아있을 시 관공서에 신고한다.

신고를 받은 관공서는 먼저 유선을 통해 독거노인의 위험도 혹은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필요시 직접 자택을 방문해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관계자는 "한 어르신이 며칠째 우유를 꺼내지 않아 관공서에 신고가 들어갔고 고독사 하신 것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다"며 "우유가 쌓여있으면 위험 상활일 수 있다. 몇 번 정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원래는 비대면 확인이 원칙이나 어르신들과 친한 배달원들이 따로 들여다보시는 경우도 있고 더 빠른 조치가 취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 우유가 쌓인 것을 발견하고 신고가 들어와 발견된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유안부는 지난 3월 기준 독거노인 3525가구에 10만4492개의 우유를 후원하면서 고독사 사각지대 해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아가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고독사 예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이다.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과 2016년부터 후원사로 참여한 매일유업은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예방하고자 우유안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사단법인 '어르신의 안부를 묻는 우유배달'

◇지자체도 음료 배달로 고독사 예방

지자체들도 음료를 이용한 고독사 예방책을 펼치고 있다. 

경기 여주시의 '똑똑안부살핌사업'이다. 여주시는 올해부터 안부 확인이 필요한 가구에 배달원이 주 2회 건강음료를 배달해 대상자의 안부와 건강을 확인한다. 배달원은 방문 가구에 미개봉 음료가 발견되거나 위급상황을 발견하는 즉시 119 및 금사면 맞춤형복지팀으로 연락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진=울산시 울주군
사진=울산시 울주군

울산시도 저소득 돌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독사 예방을 위한 건강음료 배달 사업을 진행한다. 건강음료를 제공함과 동시에 안부를 확인하는 형태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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