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찬양 강서구 구의원 / 사진 = 강서구의회
고찬양 강서구 구의원 / 사진 = 강서구의회

통계청의 '2021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강서구의 1인 가구 수는 9만4436가구다. 이는 총가구 수의 37.8%로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홀로 살아가는 셈이다. 강서구의 이러한 1인 가구 비율은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도 2번째로 높은 수치로 특히 30대 이하 1인 가구의 비중은 과반수 이상인 50.2%에 달해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매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강서구에 최근 1인 가구 지원 조례안이 마련됐다. 늘어난 1인 가구에 맞춰 그 필요성이 대두되면서다.

고찬양 강서구 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조례안은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1인 가구의 고독사를 예방하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1인 가구 관련 문제에  대처하고자 제정됐다.

고 의원은 이번 조례안을 통해 강서구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1인 가구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3일 [1코노미뉴스]는 고 의원을 직접 만나 1인 가구 지원 조례안을 발의한 배경과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 의원은 다양한 계층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1인 가구 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배경이 있다면.

▲강서구는 총가구 수 중 1인 가구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관련 조례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 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 단 한 건으로, 이는 매우 소극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을 전제하므로 다양한 형태와 요구를 갖는 1인 가구를 지원하는 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여러 통계를 검토할 때 강서구 청년 1인 가구 지원 정책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고,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주거 형태의 변화는 청년 세대 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현상으로 전체 1인 가구와 특히 청년 1인 가구 수의 비중이 높은 강서구 구의원으로서 이번 조례안을 발의하고 제정되도록 한 것은 마땅한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강서구 1인 가구 수가 서울에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 유독 강서구에 1인 가구가 몰린 이유를 진단하자면.

▲우선 강서구는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는 다양한 주거시설과 경제활동 구역, 상업지구, 의료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또 편리한 교통망 덕에 직주근접성 또한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같은 주거환경은 청년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1인 가구에게 매우 매력적인 생활 조건이다. 같은 이유로 강서구의 사회복지 수급자와 독거 어르신들의 거주 비중도 높이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공공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강서구의 수급자 현황은 3만1000명으로 서울시에서 노원구에 이어 2번째다.

-강서구에 거주 중인 1인 가구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깡통전세 사기'가 우리에게 복합적인 시사점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전세 사기 피해자 중 1인 가구 청년, 여성, 사회 취약 계층 등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들은 열악한 주거환경, 금융과 계약 정보에서의 취약자적 입장, 심지어 구제 대상을 구분하는 피해자 자격 등에서까지 구조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구조적 불합리를 드러내고 개선하는 것, 쉽지 않겠지만 저는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1인 가구가 지원의 사각지대 없이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제가 1인 가구 조례를 발의한 진의다. 정책은 결국 예산의 배분 정도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다.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배분하고 집행하는가에 따라 정책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강서구의 거주 중인 1인 가구 중에서도 지원이 필요한 취약층을 꼽자면.

▲다양한 계층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서구에는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고, 60대 이상의 1인 가구에서는 여성 1인 가구의 비중이 26.2%로 남성 대비 약 2배가 많다. 청년은 대체로 소득수준이 낮다. 학생이거나 취준생인 청년 1인 가구는 월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강서구는 지방에서 혼자 상경해 자취하는 청년 1인 가구가 다수 있다. 강서구의 임대료 수준이 비교적 저렴하다고 해도 아르바이트로 소득 활동을 하며 학업과 취준생활을 하는 청년 1인 가구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소득과 주거환경에 준거하는 지원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여성 1인 가구에서 제가 더욱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범죄의 노출에 대한 예방 대책이다. 아시다시피 요즘 혼자인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발생 시 피해 정도가 매우 심해서 사후 조치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이고 치료와 복귀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 또한 결코 적지 않다. 여성 독거 어르신에 대해서는 노화에 따른 장기요양 관련 지원을 원활히 받으실 수 있도록 지원 접근성을 높이는 부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찬양 강서구 구의원 / 사진 = 강서구의회
고찬양 강서구 구의원 / 사진 = 강서구의회

-필요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이를 가로막는 요인은 무엇인가.

▲정책 집행의 근거와 규범이 되는 입안은 더욱 세밀화, 정교화되고 있다. 입안 전 다면적이고 광범위한 정보 수집 절차가 수반되어야 하며, 수집된 정보는 전문적인 진단과 분석을 통해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과거에는 특정 계층만 특정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정보 접근성은 권력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정보 홍수를 넘어 폭탄의 시대다. 정보 접근 능력보다는 필요에 따라 정보를 적정하게 추출하고 자료화하는 능력이 꼭 필요한 시대다. 입안도 마찬가지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조문보다 실생활에서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 정보에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적 기반을 점검하고 홍보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기초의회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 두었다고 해도, 구민들이 그 정책의 소용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다.

-오는 6월 정례회에 '강서구 청년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 조례'를 발의할 것이라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발의 준비 중인 '강서구 청년 네트워크 활성화 지원 조례안(가칭)'은 청년 지원을 위한 1인 가구 지원 조례에 이은 청년 맞춤형 정책 시리즈의 두 번째 조례로서 강서구 청년의 의견이 구정에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참여의 권리를 보장하는 환경조성에 구청장의 책무를 규정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다. 청년 문제의 원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세대와 소통하고 많은 여러 제도적 불합리를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청년 스스로의 목소리가 청년 정책 전반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환경과 독특한 개성을 가진 청년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인식하고 기성세대의 대안에 의문을갖고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는 목표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청년 1인 가구와 관련해 기억에 남는 현장의 목소리가 있나.

▲저도 청년 1인 가구 세대다. 청년들이 처음 독립해서 혼자 생활하게 되면 초기에는 해방감에 마냥 신나고 즐겁다. 그런데 차츰 혼자라는 불안과 외로움에 힘들어하게 되고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내는 것에도 한계를 느끼게 된다. 지난해에 청년단체에서 거점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추진했던 '동네 자율방범대'에 관심이 생겨서 직접 활동에 참여했었다. 참여자 수가 수 십명에 달했다. 그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모두 독립한 1인 가구였고, 무엇인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었는데 쉽게 계기를 찾지 못했었다고 한다. 우리 구에서도 이런 수요를 받아들여 공통 관심사의 동아리 활동, 레저나 독서 등의 취미를 함께하며 건강하고 즐겁게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기반과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것이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되었다.

-구의원 고찬양의 앞으로의 행보를 밝히자면.

▲저는 강서구의회에서도 현장 방문이 많은 의원 중 한 명이다. 저의 지역구인 화곡1·2·8동은 강서구에서도 매우 넓고, 다세대 빌라, 고시텔, 오피스텔 밀집 지역이 많다. 제 지역구가 포함되는 화곡1동 그리고 가양1동, 화곡본동 순으로 강서구 1인 가구 수가 31%나 밀집되어 있다. 1인 가구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진 지역구민은 또 그만큼 다양한 요구를 갖고 계신다. 제가 현장을 자주 나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구 구의원인 제가 현안을 직접 살피지 않는다면 올바르고 꼭 필요한 조례를 만들 수 있겠는가. 4년 후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구의원이 되도록 의정활동을 해나가겠다.

-끝으로 1코노미뉴스 독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 '솔로를 위한 정보' [1코노미뉴스]와 강서구 1인 가구 조례 발의 구의원으로서 인터뷰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고, 1인 가구로서 의미 깊게 생각한다. [1코노미뉴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1인 가구가 혼자 산다고 해서 그 삶의 방식과 요구가 단순한 것은 아니다. 다인 세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삶의 요소, 아니 더 다양하고 독특한 요구 점이 있을 수 있다. 다름은 간혹 원치 않은 충돌을 낳기도 한다. [1코노미뉴스]와 독자들이 함께 1인 가구와 다인 가구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지역사회 만들기를 위해 더욱 이바지해 주시기 바란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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