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서울도서관 앞 서울광장에는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야외 도서관이 열린다. 사진은 수요일이라 방문객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모습이지만, 설치된 파라솔 밑에서 책을 읽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진 = 조가영 기자
서울도서관 앞 서울광장에는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야외 도서관이 열린다. 사진은 24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파라솔 밑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다. / 사진 = 조가영 기자

1인 가구 사이에서 화창한 봄 날씨 아래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야외 도서관이 인기다. 가장 주목 받는 곳은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이다. 

24일 찾아간 서울광장은 맑은 하늘 아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잔디광장에는 파라솔, 테이블, 의자들이 설치되어 있고 중앙에는 알록달록한 색깔로 테마가 구분된 서가가 있다.

평일 낮 시간이라 인파로 붐비지는 않았지만, 자리마다 책을 읽는 시민이 있었다. 주말에는 많은 시민이 찾아 자리를 찾기 위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야외 도서관은 실내 도서관의 정적인 분위기와 달리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도서관 특유의 딱딱한 의자가 아닌 빈팩 소파와 쿠션, 매트가 마련돼 있어 자유로우면서, 힐링의 공간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외 도서관을 방문한 시민들은 각자 편한 자세로 앉거나 누워서 책에 몰두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이한진(가명) 씨는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이곳을 알게 됐다. 최근 몇 년간 책을 구비만 하고 읽지는 않고 있었다. 책을 읽고 싶어서 구매하는데 집에 있으면 딴짓하기가 너무 쉬워지는 것 같다. 카페 같은 곳에서 책을 오래 읽으면 실례일 것 같고 조용한 도서관은 딱히 안 내켜서 새 책을 못 읽고 있었는데 야외 도서관이라면 괜찮겠다 싶어 한번 와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 20대 주민기(가명) 씨는 "여기서 커피 한잔하며 책을 읽으면 취업 준비로 받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이다. 쉬고 싶을 때 종종 혼자 오고 있다.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에 걱정했는데 막상 나와보니 날씨가 맑아서 다행이다. 실내 도서관이랑 달리 책을 대여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절차가 없어서 부담스럽지 않고 편리하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인데 야외 도서관에만 오면 독서 욕구가 생긴다"고 전했다.

30대 김상호(가명) 씨는 "아이들도 많은데 저처럼 혼자 오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매트에 엎드려 책을 읽다가 잠깐 잠에 들기도 한다. 그만큼 마음이 편안하다는 거다. 힐링하고 싶을 때 주로 이곳을 찾는다. 캠핑 의자 같은 것도 물품 대여가 가능하고 야외지만 편리한 점이 많다. 책도 생각보다 많이 구비돼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야외 도서관 방문자들은 이곳에서 독서에 푹 빠지는 것 외에도 자연 속에서 일상의 스트레스와 고민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1인 가구에게는 독서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는 조용한 공간보다는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진 곳이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작용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조성된 서울야외도서관의 경우 개장 3주만에 약 12만명이 방문했다. 올해 처음 조성한 광화문 책마당에는 5만여명이 다녀갔다.

광화문 책마당에는 혼자 온 방문객들이 많았다.

광화문 책마당은 '갓생', '여유', '취향'을 키워드로 책을 추천하고 공간을 운영한다. 이곳에는 혼자 온 성인 방문객이 30.7%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혼자 온 성인 방문객은 가족(42.0%)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왔다는 응답(24.1%)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취미활동과 자기관리에 관심도가 높은 1인 가구는 야외 도서관에 긍정적이다. 1인 가구 관련 커뮤니티에도 서울광장과 광화문 책마당을 추천하는 글이 많다.  "도심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힐링 공간" "주말에 혼자 시간을 보내기에 너무 좋다"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듯한 이색적인 공간" 등의 반응이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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