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테슬라의 NACS 도입을 고심하는 여러 배경 중, 그 한쪽에 데이터 자산 탈취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 = 각 사, 픽사베이
현대차가 테슬라의 NACS 도입을 고심하는 여러 배경 중, 그 한쪽에 데이터 자산 탈취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진 = 각 사, 픽사베이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속속히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쉽사리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테슬라로부터 '데이터 자산'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7일 현대차가 북미의 충전표준규격이 사실상 NACS로 굳어지는 분위기에도 충전소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등 주요 판매 지역을 대상으로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는 등, 현대차는 북미 충전소 시장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테슬라의 NACS 도입을 고심하는 여러 배경 중, 그 한쪽에 데이터 자산 탈취에 대한 우려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ACS 충전기를 통해 배터리 정보 등이 빠져나갈 경우, 추후 시장 경쟁에서 다방면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외신에서도 이러한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테슬라가 타 완성차 기업에 슈퍼차저를 무료로 허용한 뒷배경에는 타사의 데이터 자산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감춰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은 "테슬라는 통신망과 와이파이를 이용해 자동차와 운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브레이크 시스템의 효율성부터 운전자가 에어컨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추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경쟁사가 슈퍼차저에 플러그를 꽂게 함으로써 데이터를 빼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동차 업계에서 시장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익성 높은 데이터 스트림으로 상품화하여 판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같은 데이터 '추출'이 새롭거나 놀라운 사실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예컨대 포드와 테슬라는 서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있으며, 간단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어느 기업도 테슬라처럼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며 "포드와 GM 소유주들이 '빅 브라더'의 요구에 굴복하는 것을 꺼리는 반면, 테슬라 운전자들은 시동을 걸 때마다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테슬라는 결국 데이터 회사가 될 것"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슬라의 부피가 작고 더 간소화된 충전기는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을 더 '무감각'하게 만든다"며 "이는 운전자가 충전을 할 때마다 테슬라가 엄청난 양의 정보를 훔쳐보고 있다는 의미"라 강조했다.

또 "일론 머스크는 데이터가 테슬라 자율주행의 열쇠라 말했다. 머스크에게 있어 빅데이터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이러한 데이터는 완전히 새로운 고객 기반 전기 유틸리티 시대를 열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실제 자동차를 만들고 판매하는 것보다 더 수익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측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내부에서는 어느정도 이같은 인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달 20일 김홍수 현대차 GSO담당 부사장은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에 참여하면 당장 많은 충전소를 쓸 수 있겠지만, 많은 데이터와 부가서비스 등이 테슬라에 종속된다"며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미국의 정보 기술 연구 및 자문 회사 '가트너'의 마이크 램지 분석가는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포드와 GM 모두 테슬라가 정보를 직접 수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테슬라는 아마도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그것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1코노미뉴스 = 신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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